이 영화가 흥미로운 건, 전체적으로 극중에 숨겨진 원작의 오마주와 원작 속 묘사가 영화속에 그대로 들어왓다는 것입니다.
가령 초반 장면에서 VR 형태로 홈즈가 벽에 총을 쏘는 장면이나, 냄새나는 화학실험을 한 흔적, 정리 안된 방 같은 것이라든가,
로얄 레스토랑에서의 메리모스턴과의 저녁식사(메리 모스턴은 4개의 서명에 나오는 여주인공입니다...실제로 왓슨이 청혼하고 결혼합니다...여기선 이 내용을 좀 변형한 듯)때 상대를 관찰하는 버릇이나 이걸 통한 추리...
죽은 사람의 시계를 관찰해서 그 사람에 대해서 추리하는 습관 등등..
권투시합 장면 등등 홈즈 소설 속에 단편적으로 제시된 부분들이 영화 구석 구석에 배치를 시켜서, '이건 엄연히 셜록홈즈를 다룬 영화다'란 고 말하는 것 같더군요.
또한 우리가 그동안 생각해온 홈즈의 모습 -지적이고 스마트하고, 근엄하고, 냉철한 수사관의 이미지를 제대로 재해석한 시도도 좋았습니다.
사실 홈즈의 모습은 냉정하고 이성적인 모습외에도 상당히 괴짜의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한 듯이 영화속에 묘사된 타인의 기분은 상관없이 벽에다가 사격연습하는 거나, 냄새나는 화학실험하기는 물론이고, 일상을 견디지 못하고 자극을 위해서 코카인을 하는 장면이나, 며칠씩 꼼짝않고 방안에 박혀잇기,
정리는 안되서 치우라고 잔소리를 해야할 지경인 방안 풍경......등등이나,
경찰이나 친구를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 자기 발견에 흥이 겨워서 남의 기분은 생각하지 않고 멋대로 떠들어대는 모습이나, 필요없는 지식이라고 지워버려야겠다고 하는 것등등..궁금한건 참지 못하고 실험이나 행동으로 증명해보려는 등.....꽤나 괴짜의 모습도 많이 있습니다.
스스로도 자신의 혈통에 예술가의 피가 흐른다고 햇으니...(그리스 어 통역관 사건에서 보면 자신의 집안에 대해서 설명하는데 거기서 언급..), 예술가 다운 괴짜의 기질이 보이는게 당연할지도..아마도 영화에서 홈즈가 괴짜 예술가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복장이나 머리 스타일을 가진 이유도 이 부분에서 힌트를 얻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그러나 예전의 드라마나 영화는 이런 괴짜의 모습보다는 냉철한 그의 추리에 초점을 맞췄죠.
이 영화의 홈즈는 이런 홈즈의 괴짜로서의 모습까지 제대로 해석해서 보여줫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해야겠습니다.
사실 홈즈란 인물 자체가 실제 살아잇는 사람이 아닌가란 착각이 드는 이유도, 단순히 추리기계로서의 능력보단
이런 입체적인 개성적인 모습이 함께 있기때문인데...이번엔 이런 개인적, 일상적인 부분까지 제대로 반영한 듯..
이야기 형식에서 추리물은 사라지고 액션만 강조됐다고 하지만...
실제 홈즈 소설의 대부분은 중간엔 홈즈가 설명하지 않고 극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싶어서 비밀로 해두거나 하는 분이 있어서 중간중간은 설명이 부족하고, 홈즈가 막판에 설명을 몰아서 하거나
중간에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마지막에 모두 증명되는 것으로 끝이 나는 형식인데...이 부분에서도 영화는 그 소설 자체의 형식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습니다..
즉 홈즈 소설 자체가 중간에 독자들과 함께 추리할 공간은 잘 주지 않고 홈즈 자신만 단서와 모든 것을 꿰뚫어보고 나중에 설명하는 식이 되는...독자는 홈즈의 행동을 따라가면서 어렴풋이 눈치만 까고 나중에 홈즈가 다 설명하는 식이 대부분인데...
이 영화 역시 뭐 이런 형식을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죠.
즉 영화 자체는 홈즈란 인물과 소설 자체의 기본적인 것과 형식은 그대로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한편 이 원작을 모두 해체해서 오늘날에 맞게 재조립하려고 했고,
결과적으로 보자면 이런 시도는 성공적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셜록홈즈의 원작 소설의 요소와 홈즈의 여러 특징을 한꺼번에 반영한 반면에,
원작 자체에 충실보다 원작을 해체해서 다시 오늘날에 맞게 재조립햇다는 게 옳은 영화다보니까....다소 원작과는 다른 부분도 나타나는게 좀 아쉽다는...
먼저 아이린이나 메리 모스턴에 대한 설정이 원작에 가까웟으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들고...(하지만 그러면 너무 재미가 없긴 함...)....
그리고 소설에서도 홈즈가 왓슨에 대한 우정과 집착이 과도할 정도로 나가는 게 있긴하지만...영화에서 약간 게이같은 묘사는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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