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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와는 타협하지 말라.... 모범시민
ldk209 2009-12-14 오후 10:34:31 1103   [3]
범죄자와는 타협하지 말라....★★★

 

유능한 발명가인 클라이드(제라드 버틀러)는 어느 날 집에 침입한 괴한에 의해 자신은 중상을 입고 아내와 딸아이가 무참하게 살해당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두 명의 범인은 체포되지만, 자신과 아내, 아이에게 칼을 휘두른 범인은 유죄협상으로 풀려나고, 공범이 모든 죄를 뒤집어 쓴 채 사형 선고를 받는다. 이에 분노한 클라이드는 10년 후 철저한 준비를 통해 치밀한 복수를 시작한다. 관련된 자들이 하나씩 참혹한 죽음을 당하고, 클라이드는 곧 체포되지만, 그가 벌이는 복수는 멈추지 않는다.

 

케빈 베이컨 주연의 <데스센텐스>라든가 조디 포스터 주연의 <브레이브 원> 등 이런 식의 이야기는 너무 흔할 정도로 많다. 이런 식의 이야기? 정의를 위해 평범한 시민이 직접 나서는 이야기 말이다. 무수한 슈퍼히어로 영화들도 사실 이 범주 안에 든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헐리웃에서 만들어지는 이런 영화들은 주제 의식보다는 복수 과정에서의 액션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모범시민> 역시 마찬가지다.

 

직접 법을 집행하기 위해 나선 클라이드의 복수 방법은 실로 화끈하면서도 끔찍하다. 특히 직접 자신에게 중상을 입히고 아내와 딸을 죽인 살인자에 대한 복수는 귀로 듣는 것만으로도 몸서리가 떨릴 정도로 최대한 잔인한 방법만을 취사선택해 진행된다. 또한 그의 복수는 사건에 관련된 핵심만이 아니라 그 주변부에까지 미친다. 범인과 협상을 주도한 검사 닉(제이미 폭스)의 밑에서 사무 보조를 하는 직원들의 죽음에까지 이르게 되면 ‘저럴 필요까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한계를 넘어선 듯 느껴진다.

 

물론, 클라이드가 주장하는 바는 ‘절대로 범죄자와 협상하지 말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는 과거 범죄에 대한 복수가 아닌 범죄자인 자신과 계속 협상하는 사법 당국에 대한 처벌을 단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클라이드가 단죄하려 하는 미국 사법제도의 문제란 무엇인가? 닉과 살인자의 협상은 소위 ‘플리 바게닝 Plea Bargaining’ 제도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유죄협상제라 불리는 이 제도는 배심원 제도의 맹점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되었다고 한다. 즉, 자신을 유죄로 인정하는 범인까지 굳이 배심원 제도에 의한 재판을 받을 필요가 있느냐는 현실적 판단에 의한 것이다. 현재 미국은 약 90% 정도의 범죄에 플리 바게닝 제도가 활용되고 있다고 하니,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된 것이다.(물론 그렇다고 배심원 제도에 문제가 없다는 건 아니다. 배심원 제도의 문제점은 대표적으로 ‘오제이 심슨 사건’ 하나만 보더라도 명백하다)

 

플리 바게닝에 대한 일반적인 지적 - 국가권력인 사법부가 범죄자와 형량을 흥정한다는 것은 정의 관념에 위배되며, 수사편의주의에 불과하다는 지적 - 과 클라이드의 인식은 사실상 동일한 지점에 있다. 따라서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적되는 결말에 대한 허망함도 나름 수용할만하다고 본다. 그러니깐 마지막 순간, 클라이드의 야릇한 미소는 결국 자신의 요구, 즉 범죄자와 협상하지 말라는 요구가 받아 들여졌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러므로 더 이상의 복수는 필요 없어졌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 예전에 <괴물>이 개봉했을 때, 만약 <괴물>이 헐리웃에서 만들어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유머글을 본 적이 있다. 이 글 중엔 ‘알고 보니 할아버지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해병대, 아버지는 전역한 네이버실, 삼촌은 현역 특수부대원’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모범시민>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니깐 클라이드는 평범한 시민이 아니었던 것. 알고 보니, 그는 누구보다 뛰어난 암살자였던 것이다. 중간에 그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 정보원은 “그가 감옥에 갇혔다면 그것도 의도한 것이며, 그가 누군가를 죽이려고 결심했다면 피해갈 방법은 없다”고 말한다. 마치 영화 <본 시리즈>에 나온 대사를 그대로 차용한 듯한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제일 웃기고 허망한 지점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의 영웅인 것 같았던 클라이드조차 알고 보니(!) 건드려서는 안 될 무시무시한 인간이었구나. 그렇다면 클라이드와 같은 능력이 없는 정말 평범한 서민들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사법 권력으로부터 권리를 침해받을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니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분명 <모범시민>은 이런 질문에 답을 하는 영화는 아니다.

 

※ 잠깐 첨언하자면, 미국은 소위 민주국가 중 가장 형벌이 강한 국가라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도 북한 정도를 제외하면 가장 강한 형벌을 내리고 있다. 자료를 찾아보면 인구 10만 명당 수용자가 730명에 달한다고 하는데, 이러한 비율은 영국의 5배, 캐나다의 6배, 독일의 8배, 일본의 12배에 달하는 숫자다. 특히 흑인 등 유색인종에게 더욱 강하게 적용된다는 내부 비판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며, 매년 약 50~100건의 사형이 집행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이런 강한 징벌을 내리고 있음에도 수용자 비율은 변함없이 높다. 즉 강한 징벌을 내리는 것이 범죄의 감소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어처구니없는 것은 많은 사형 집행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유죄판결을 받은 많은 범죄자들이 추후 DNA 테스트에 의해 무죄로 방면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총 1명 참여)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1-15 17:16
kim31634
제라드 버틀러의 간지 몸 ㅋㅋ 300때보다는 조금 쳐졌지만 ㅋ   
2009-12-21 23:37
soja18
감사   
2009-12-21 14:39
soja18
감사   
2009-12-21 14:39
jhee65
잘 읽었습니다...   
2009-12-19 12:07
man4497
잘읽었습니다   
2009-12-18 14:49
sarang258
잘읽었습니다   
2009-12-16 04:04
hehesin
최신영화 못보신거 있으면 여기서 보시고 못본사람에게 리뷰해주세요^^핸드폰 결재는 안하셔두 됩니다^^ 이벤트 중이라 한달 무료 다운 받을수있어요^^ 잘읽었습니다^^ www.evenhldisk.uy.to << 복사하세요 ^^   
2009-12-15 16:05
snc1228y
감사   
2009-12-15 13:32
podosodaz
잘 읽었습니다   
2009-12-15 07:4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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