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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영화는 졸작이다... 어둠 속의 댄서
youlband 2001-02-25 오후 11:09:48 1682   [5]
언제나 새로운 영화를 관람할 즈음이면 유난히도 영화 포스터를 꼼꼼히 바라본다. 감독과 배우들의 이름을 살피고 그러면서 영화제목과 함께 나름대로 스토리를 구상해보기도 한다.
'어둠 속의 댄서'도 그랬다.
우선 영화제목과 헝클어진 머리를 흩날리며 자유로운 미소를 짓는 여배우, 기차에서 춤을 추는 듯한 사람들에서 뭔가 춤에 대한 열정을 담은 영화이겠거니 생각을 했다.

한가지 놀라운 사실이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이 Bjork라는 점.
Bjork...우리나라에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약 10여장 이상의 음반을 통해 독특한 음악성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시네드오코너'처럼 개성 강한 락 뮤지션으로 알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영화제작사의 CI가 스크린에 비춰지고 영화가 시작되지만 어둠 속에는 장엄한 관현악만 흐를 뿐이다. 긴 음악감상(?)이 끝나고 무대에 선 셀마(Bjork)의 등장으로 앵글이 보이기 시작한다. 영상이 보여지자마자 매우 특이한 사실을 발견 할 수 있는데, 이 영화는 기존의 FIX를 사용하던 고정된 앵글을 탈피해서 마치 self camera를 찍듯 자유분방한 움직임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디지털 카메라 100여대를 동원해 다양한 각도에서의 시각을 담아내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라스 폰 트리에'... <백치들>에서도 이러한 기법이 사용된다.) 하지만 주인공 '셀마'가 뮤지컬을 상상하는 부분은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듯 빠른 영상과 느린영상이 오가면서 또 다른 흥미를 선사한다.

셀마...체코출신 미혼모.
가난한 그녀는 아들인 '짐'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와 자신처럼 유전적으로 눈이 멀어지는 아이의 수술 비용 마련을 위해 쉴 새 없이 노동을 한다. 하지만 언제나 뮤지컬에 대한 열병을 앓으며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밝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를 맴도는 이웃, 동료들 역시 그녀의 순수한 심성에 호감을 갖는다.
하지만 이런 평화스런 모습을 깨는 족쇄는 바로 '짐'을 위해 모아둔 수술비 2,050달러다.
아들의 생일선물을 안해 줄 정도로 지독하게 모은 돈이지만, 평소 다정하게 지내던 이웃 집 남자 '빌'이 그 돈을 훔쳐감으로서 그녀의 삶은 몰락의 길로 접어들고 만다.

지금까지의 스토리는 그렇게 평범하고 정말 지루하게 흐르다가 영화는 급속도로 전개가 된다. 재판을 통해 셀마의 살인에 대한 사형을 언도 받으며 이어지는 장면들이다.
우리는 이미 <데드맨 위킹>이나 <브레이브 하트>, <그린 마일> ...좋다. <모래시계>의 장면들에서 흔히 보아왔던 장면들이다.

하지만 '셀마'는 강도의 누명을 쓰고, 정당방위에 대한 해명도 없이 그저 '비밀'과 '약속'이라는 허울좋은 망상 속에 진실을 묻어둔 채 사형선도를 받아들인다.
자신의 억울한 죽음만이 아들을 위하는 길이었는지...지나치게 감상적으로 흐른다. 심각한 재판을 진행하다가도 그녀는 엉뚱하리 만큼 뮤지컬을 상상해 내는 부분도 우습다.
부디 영화에 대한 감상적인 생각을 버리고 생각해 보길 바라고 싶다. 자신의 권리까지 포기하며 아들을 홀로 남기는 것이 진정한 모성애인지...과연 훗날 아들 '짐'이 이 사실을 알고 마냥 행복 할 수 있는지...

감독은 위에 열거한 영화들의 사형 집행장면을 도입시켜 관객들의 감정을 극도로 치닫게 한다. 하긴...여러 영화들의 사형장면에 대한 공공연한 사용.
왠만한 영화들 모두 주인공들의 억울한 죽음이다. 법의 신판 앞에 정당한 죽음이 있는 영화가 있었는가?
하물며 <어둠 속의 댄서> '셀마'의 캐릭터 자체만으로도 불쌍하고 가련함이 느껴지는데...흥행에 대한 계략으로 '죽음'이라는 아주 극단적인 처방을 내려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영화의 주된 목표는 관객들의 눈물로 이어지는 흥행이었으리라.

시나리오가 굉장히 상투적이고, 지나치게 감상적으로 의존한 반면, 영화의 구성은 기존과 다른 매우 실험적이었다.
서로 상반되는 이미지 즉 영화와 뮤지컬의 공존, 인더스트리얼 음악과 관현악의 대조, 디지털과 아날로그, 상상과 현실... 이러한 것들은 마치 허구지만 서로 융합되어 현실처럼 돋보이게 하는 감각은 칭찬 할 만하다.

모성애?
이 영화는 애초부터 모성애를 표방하고 나왔다. 하지만 없다. 다시 말하지만 진부하고 영화가 너무 지루하다. 뮤지컬을 잘 모르는 지라 중간에 삽입되는 것도 영화의 흐름을 끊는 것 같아 싫고....
차라리 비슷하게 견줄만한 영화를 꼽자면, 아버지의 사랑이지만 <인생은 아름다워>나 <아버지를 업고 학교에 가다>가 좀더 참신하고 자연스럽고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그래서 이 영화는...........................................졸작일까?





(총 0명 참여)
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22
솔직히 각본에 있어서 약가의 어거지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치만, 이 장면 너무 훌륭하지 않았나요?   
2003-02-24 00:18
제가 만약 님이 보시는 그런 스타일로 영화를 보게 된다면... 죽을때까지 본 영화중에 재미있거나 감명깊게 본 영화가 몇 편이나 있을까 라고 하는 생각이 들 것 같네요.   
2003-01-09 20:28
이 영화는 그렇게 판사처럼 꼬치꼬치 영화적으로 비평하기 보다는 그냥 가슴으로 느끼는 영화라고 생각되는데...   
2002-07-09 10:46
영화관에서 못본 걸 후회하며 비디오로 봤는데 오히려 다행스럽단 생각까지 들게하더군여...전적으로 동감인 글이었슴다!!   
2001-05-20 17:28
이 영화를 졸작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셀마가 사형을 당할 필요까지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려는 감독의 의도로 밖에.... 조금 다른   
2001-02-26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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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댄서(2000, Dancer In The Dark)
배급사 : 영화사 마그나
수입사 : 조이앤시네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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