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공포, 스릴러, 드라마... 영화의 장르는 참 다양합니다. 특정 장르에만 속한 영화에서부터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영화까지...많은 관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채우기 위해 만들어지는 영화라 종류도 참 다양하네요. 그런 수많은 영화중에서 관객들이 영화를 선택하는 여러가지 이유 중 잘 만들어진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이유도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름모를 배우나 감독 작품이라도 입소문을 통해 재미 혹은 감동을 주는 잘 만들어진 작품에는 기꺼이 돈과 시간을 투자합니다. 그러나 그런 관객들조차 특정 장르의 영화에 대해서는 조금 후한 아량을 보여 주는 장르가 있습니다. 바로 '코미디'입니다. 애초부터 코믹 영화에는 눈높이를 낮게 잡아 많이 웃기면 내용상의 문제나 잘 만들어지지 않은 영화라도 그냥 참고 이해해 주는 편이지요.
우리나라 코믹 영화가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일부 작품을 보면 웃기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웃음도 주지 못하면서 후반으로 가면서 뜬금없는 감동모드나 사회 고발등 진지한 주제의식을 담아내려는 탈바꿈을 시도해 관객들의 외면을 받은 작품들도 있습니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보면 <청담보살>은 참 아슬 아슬합니다. 마치 무당이 작두를 타는 모습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마음처럼 코믹 영화가 하지 말아야 할 진지한 주제의식으로의 전환을 꾀하려는 시도가 엿 보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찌질이 남자가 알고 보니 멋진 매력남이더라라는 '바보 온달' 식 인물 설정의 한계는 멋진 남자를 만들기 위해 초반 훈남으로 생각하는 남자를 천하의 나쁜 X으로 만들어 승원을 더욱 멋지게 포장하고, 초반부터 간혹 등장하여 점집에 돌을 던지는 의문의 사나이의 존재나 운명이냐 사랑이냐를 놓고 고민하는 커플들은 후반부 사랑이냐 운명이나의 해묵은 난제를 꺼내며 진지한 물음을 던져 또 다시 고질적인 문제가 되풀이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갖게 합니다.
그러나 <청담보살>에는 <7급 공무원>만큼 훌륭한 코미디 영화로 자리잡게 든든히 중심을 잡아주는 막강 배우진이 있었습니다. 병수 (김희원)와 지혜 (서영희)가 보여주는 알콩달콩 色다른 러브라인으로 훌륭한 응원군이 되어 주고 <패밀리가 떳다>에서 예진아씨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박예진은 손발이 오그라드는 임창정식 개그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거기에 <청담보살>을 B급 코미디에서 A급으로 끌어 올린 일등 공신은 단연 임창정이었습니다. 대사 하나 하나가 웃음이고 따라하기 힘든 찌질이 연기는 단연 압권입니다. '.. 당신의 것인 걸요'라는 극장을 나가면서 잊을 수없는 명 대사를 만들낸 그의 매력은 이 영화가 그나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원동력이며 이 영화가 사는 이유입니다.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배우들의 열연이 살린 <청담보살>은 까메오 출연진의 화려함도 볼거리이고 웃음만큼은 충분히 넘쳐 납니다. 아쉽게도 초 중반부에 몰린 것이 문제이지만... 일생의 걸작을 위해 소위 대박 영화에 출연을 못한 임창정의 불운이 <청담보살>을 통해 어느 정도 보상이 될 지 ... 진짜 용한 점쟁이가 있으면 물어 보고 싶겠지요? 영화 <청담보살>이 대박 날까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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