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쟁이
최흥칠. 고교시절 스키로 대회에서 입상한 실력자지만 약으로 인해 입상이 취소된 인물입니다.
특유의 까불까불한 성격이 밉상으로 보일 수도 있었지만 김동욱은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최흥칠을 완성했습니다.
많은 좌절이 있었고 또 좌절을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는 말로만 포기하는 말뿐인(?) 캐릭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제일 끌리는 캐릭터네요. ㅎㅎ (커피프린스의 댄디보이는 잊으시길! 아..까불까불한건 마찬가진가?)
주인공 차헌태와의 대결아닌 대결구도는 영화를 입체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씨발 너 대한민국 왜 왔냐?'
'난 군대가면 안돼' 귀가 들리지 않고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와 정신지체인 동생을 두고 군대갈 수 없는
강칠구.
어쩌면 가장 유치하고도 가장 근본적인 이유로 국가대표가 된 인물입니다. 그만큼 가장 진지한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팀이 해체할 위기에서 조용하던 그의 폭팔은 열악할 수밖에 없는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적나라하게 표현해줍니다.
'뛰어 이새끼야 니가 뛰어야 내가 군대를 안갈 거 아니야!'
파파보이. 권위적인 아버지가 이끄는대로 살아온
마재복. 그가 처음으로 아버지를 거슬렀습니다.
스키에 대한 열정이었을까요? 국가대표에 대한 염원이었을까요?
아니.. 아버지가 반대하는 일이지만 자신이 꼭 해야한다고 믿는 신념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어쩌면 뒤늦게 온 사춘기 일수도 있겠네요. 아버지 몰래 사랑하는 중국인 처녀와 혼인신고도 하고 말입니다.
마재복은 극중 인물중에서 가장 소시민적이기에 영화가 가장 전하고 싶은 메세지를 잔뜩 담은 인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아버지입니다'
'지렁이는 나중에 먹자' 방코치로 분한 성동일씨는 정말 이런 역에 딱 들어맞는 배우같네요. 썩어문들어졌지만 가슴 한 켠에 숨길 수 없는 따뜻함을 간직한 어찌보면 멍청해보이기까지 한 인물. 개인적인 욕심으로 모두를 끌어들였지만 종극엔 그들 모두를 감싸앉는 최고의 코치가 되었습니다. 그의 코믹연기는 정말 압권입니다!
'뛰지마! 이새키야 들어가라고!'
정신지체장애를 겪고있는
강봉구. 첫 등장부터 깨알같은 웃음을 주더니 끝까지 웃기고 울리고..
봉구로 분한 이재응은 참 익숙한 얼굴이지만 그렇다고 딱 집어 출연작 얘기하기엔 조금 생각하게 됩니다.
선생 김봉두, 살인의 추억, 효자동 이발소, 괴물.. 등 참 많은 대작 영화에 얼굴을 내비췄습니다만..이제부터 이 배우는 국가대표로 기억될 듯합니다.
'너 뭐야!' '국가대표'
'나 에이즈야. 것봐 이게 우리 진심이야'
방코치의 딸
방소연은 참 자유롭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그게 또 매력입니다. 차헌태가 엄마를 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참 유심히 지켜봤던 '얼렁뚱땅 흥신소'의 무표정 소녀. 4차원적인 느낌이 그때의 이은성과 오버랩되네요.
'메달 가능성 없구요. 메달밭은 내일 있을 쇼트트랙입니다'
'첫 출전입니다! 메달 가능성있습니다!'
혹자는 애국심을 자극하는 '전형적인 신파극'이라고 이 영화를 폄하합니다. 글쎄요..
물론 눈물샘을 지나치게(!) 자극합니다만.. 이렇게 묻고 싶네요. 혹시 영화 끝부분만 보셨나요?
국가대표, 참 좋은 소재가 멋지게 표현된 영화 한 편이었습니다.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의 마무리는 멋진 그릇에 담는 것이라는 말처럼 말입니다.
영화 마지막에는 5명뿐인 스키 점프 국가대표선수들의 사진과 함께 그들의 최근 성적을 보여줬습니다.
2003년 제21회 타르비시오 동계 유니버시아드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
2003년 제5회 아오모리 동계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
2007년 제23회 토리노 동계 유니버시아드 개인전, 단체전 은메달
2009년 제24회 동계 유니버시아드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
열악한 상황에서 거둔 대단한 성과였지만.. 여전히 그들은 배고프고 힘이듭니다. '우생순' 이후 잠깐 핸드볼 붐이 일었지만 그마저 시들시들해졌다지요. 하지만 분명 그 잠깐의 관심마저 그들은 고맙게 여길 것입니다. 영화 '국가대표'가 대한민국 국가대표들에게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비인기종목 선수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