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례 감독을 비롯한 배우 문소리 , 박원상 , 손병호 , 최규환 , 박인환씨 등등 연기의 달인과 특
유의 뚝심있는 작품을 내세워 보이는 감독이 만나 저예산 인권 영화 '날아라 펭귄'을 만들었다.
이 같은 구성인들로 봤을땐 영화를 보지 않고도 수준작이라고 느낄만큼 배역진 두텁다. 지인 VIP
시사회에 초대되어 같이 관람할 수 있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 감독과 배우들의 무대인사, 다수의
탤런트들도 시사회에 참석한다는데 기대감에 부풀어 영화관으로 향했다.
갑갑한 현실 속에서 조금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우리들의 이야기!
9살 승윤의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은 승윤엄마, 또래의 다른 아이들을 보면 어쩌면 승윤
이를 지금 보다 더 많은 학원에 보내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된다. 아직 어린 아들을 지나치게 몰
아세우는 아내가 못마땅한 승윤아빠도 가끔씩 승윤이와 놀아주는 것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는
현실이 갑갑하다.
채식인에 술은 입에도 못 대는 신입사원 주훈에게 자신을 유별나다고 생각하는 선배들과의 회사
생활은 그리 만만치 않다. 화끈한 성격으로 선배들과 잘 어울리던 주훈의 입사동기, 미선도 회사
복도에서 흡연을 들킨 이후 선배들과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
아이들과 아내 없는 일상이 서글프지만 그들을 위해 쓸쓸히 빈집을 지키는 기러기 아빠 권과장.
가끔은 너무 외롭기도 하지만 우연히 만난 딸의 친구로부터 부럽다는 말을 들으면, 아이들을 위
해 자신이 더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오늘도 힘을 낸다.
늦은 나이 큰 용기를 가지고 운전면허를 따온 날, 차를 팔아버린 남편을 보며 더 이상 권위적이
기만한 남편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심한 송여사. 그녀의 이혼요구에 당황스럽고 또 혼자 살아
갈 일이 걱정도 되는 권선생. 그렇다고 50년 넘게 지켜온 자존심을 쉽게 꺾을 수는 없다.
누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했던가', 이 말이 영화를 보면서 자꾸 뇌리에 떠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회가 발전하고 변화함에 발맞춰 인간들도 거기에 동조함은 물론 그 사회의 일원으
로서 일익을 담당한다. 이처럼 그 사회에 맞게끔 변화하는게 인간의 본성이자 습성이라고 생각
한다. 위의 네가지 에피소드들이 우리나라 핵가족화, 자식의 교육문제,직장생활, 기러기 아빠,
황혼의 갈등등이 불거지고 있는 현대사회를 여실히 여과없이 비쳐준다. 이 네가지 에피소드들을
보고 뭐라 자신있게 말할 사람은 본인 생각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
나라의 일원이라면 이 네가지 에피소드중에 적어도 한가지는 자신의 얘기일지도 모르니까 말이
다. 이 같은 영화의 소재가 TV 드라마나 라디오, 홍보책자등등 유수히 많이 접해왔고 그때마다
잠시 생각에 빠지곤 했다가 다시 사회라는 테두리에 갇히고 만다. 모르긴 몰라도 이번 영화도 그
럴 공산이 크다. 왜냐하면 본인은 이 사회를 영위하는 사회의 일원이니까 말이다. 이런 말을 하
는 씁쓸함이 내내 가시지 않는다. 그래도 배우 박인환씨 때문에 자지러지게 웃을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그 씁쓸함이 잠시나마 잊혀지는 좋은 영화를 만난 것처럼 여겨진다. 여러분도 시간나시
면 꼭 한 번 접해 보시기 바라는 바이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9월 15일(수) CGV압구정 VIP시사회에서 감독과 배우들의 무대인사
왼쪽부터 임순례 감독, 안도규, 문소리, 최규환, 최희진, 조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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