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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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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08 오전 12:29: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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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우주 오디세이 다섯번째 항해 '클론의 습격'이 얼굴을 드러냈다.
3년 전 20여년 만에 '스타워즈 시리즈'를 부활시킨 조지 루커스 감독은 이번에 전편 '보이지 않는 위험'보다 화면 규모나 내용 구성 등 모든 면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클론의 습격'은 디지털 영화의 새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화질 디지털 카메라로 잡은 실사(實寫)풍경은 필름 영화에 비해 화질의 깊이가 전혀 떨어지지 않았고, 작품 전체를 수놓은 컴퓨터 그래픽은 실사 영화로는 불가능한 스펙터클한 영상을 구현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을 고려해 후반부를 먼저 만들었다"라는 감독의 말처럼 '클론의 습격'은 최첨단 기술이 어떻게 영화를 변모시킬 것인지를 분명하게 제시했다.
1977년 처음 제작된 '스타워즈'시리즈 3부작 중 1편인 '새로운 희망'처럼 신작도 "아주 오랜 옛날, 저 멀리 은하계에선…"으로 시작하나 영상의 완성도는 급진전한 것이다.
일례로 추적.전투 부분만 견주어도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험'과의 차별성이 확연하다.
신작의 초반부, 사제관계인 오비완(이완 맥그리거)과 아나킨(헤이든 크리스텐슨)이 아미달라 상원의원(내털리 포트먼) 암살 미수범을 쫓는 장면은 아나킨이 로켓 비행정 경주에서 아슬아슬하게 상대를 따돌리는 전편보다 훨씬 긴박하고 스릴 있다.
특히 제다이 기사단과 복제 인간(클론)들이 반역자 무리인 카운트 두쿠(크리스토퍼 리) 로봇병기 일단과 맞붙는 막바지 10여분간의 초대형 전투신은 이번 작품의 압권이다.
고전영화 '벤허'의 마차 경기장면과 '글래디에이터'의 검투사 장면, 그리고 '미이라'의 전투장면을 합쳐놓은 듯한 모양새다.
'클론의 습격'은 미세한 표현도 놓치지 않았다.
등장 인물을 1백% 디지털로 만들었던 '파이널 판타지'에 버금가는 극사실적 영상을 실현했다.
최고의 제다이인 요다의 잔머리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까지 살려낸 것.
여기에 수백층의 고층 건물로 이뤄진 도시, 숲과 물이 아름답게 펼쳐진 도시,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 위에 건설된 도시 등 각종 유형의 행성들도 흠 잡을 곳이 없어 보였다.
감독은 현란한 영상에 비해 내용이 허술하다고 전편 '보이지 않는 위험'이 비판 받은 것을 의식한 듯 신작에선 드라마를 강화했다.
비범한 능력을 갖추고 태어났으나 죽은 어머니에 대한 복수심과 최고의 기사가 되려는 욕심으로 타락할 조짐을 보이는 아나킨의 이중성을 부각했다.
또 애정에 눈길을 돌려선 안된다는 '제다이 계율'을 어기고 아나킨이 아미달라(1편에선 나부 행성의 여왕)와 사랑에 빠지는 얘기를 삽입해 대중성을 배가시켰다.
전작에서 반복됐던 선악 문제의 또 다른 변주곡이고, 악의 본성에 대한 탐구도 '반지의 제왕'에서 그려진 것과 같은 깊이에 이르진 못하지만 최종편이 남아 있기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감독 자신은 "소유와 집착이 빚어내는 인간사의 전체주의적 성향을 짚는다는 정치적 색깔도 띤다"고 말했다.
'클론의 습격'은 전체적으로 3차원 컴퓨터 게임을 보는 느낌이다.
전자오락실에서 경주용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모는 것 같다.
'클론의 습격'에서 공화국의 상황은 여전히 어지럽다.
'보이지 않는 위험'보다 10년 뒤 상황, 즉 우주 분리주의자들이 공화정을 지키려는 아미달라를 살해하려는 음모에서 영화가 시작된다.
공화국으로부터 분리하려는 수백개의 행성 연합이 세력을 더욱 위협적으로 불려가는 가운데 공화국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군대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나부 행성의 여왕 아미그달라(나탈리 포트먼)는 암살 위험에 빠진다.
여왕의 신변 보호를 맡은 사람은 바로 아나킨(헤이든 크리스텐슨).
1편에서 천진한 아홉살 소년이었던 아나킨은 말쑥한 청년으로 성장해 있다.
암살범을 쫓던 제다이 오비완 케노비(이완 맥그리거)는 또 다른 행성에서 어마어마한 규모로 생산되고 있는 클론(복제인간)의 실체를 목격하게 되고, 분리주의자들의 공격 속에 공화국은 또 다시 위기에 처한다.
1편이 어떻게 노예 소년 아나킨이 제다이 기사가 되는가를 보여주었다면, 2편에서는 "결국 아나킨이 왜 악의 세력 다스베이더가 될 수 밖에 없는가"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나킨은 스승인 오비완을 "나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라고 말하지만 아나킨과 오비완의 관계는 질투와 갈등으로 점철되어 있다.
아나킨이 재주를 뽐내면 "너는 아직 통찰력이 무르익지 않았다"며 좀 더 신중한 자세를 요구하는 게 오비완이다.
아나킨이 괴물들에게 납치되어 죽은 어머니를 안고 울부짖는 대목은 갈등의 정점.
"나는 죽음마저도 지킬 완벽한 포스를 가질 것이다. 오비완만 방해하지 않았다면, 어머니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나킨은 오비완을 원망한다.
결국 아나킨이 오비완과 운명의 대결을 벌이게 될 것이라는 걸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아나킨의 또 다른 갈등 하나는 '아무도 사랑해서도, 누구를 미워해서도 안되는' 제다이로서의 의무와 여왕 아미그달라에 대한 사랑.
아미그달라의 갈등은 더하다.
그녀는 아나킨의 사랑을 거부하면서 정치가로서의 권위와 공화국의 명예를 지키려 한다.
그러나 아나킨의 펄펄 뛰는 열정과 돌파력에 두 사람은 결국 사랑이라는 아주 위험한 관계 속으로 빠져든다.
문제는 이런 얘기는 굳이 '스타워즈'가 아니더라도 이미 많은 영화에서 보아왔고 앞으로도 볼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스타워즈'만의 매력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이탈리아, 튀니지 등지에서 촬영한 환상적인 자연 공간에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은 다른 영화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부분이다.
특히 장고팻과 오비완이 우주에서 벌이는 추격장면에서 폭발 장면을 묵음으로 처리한 후 1초 후 굉장한 파열음을 들려주는 데, 꽤 매력적이다.
아미그달라 여왕과 아나킨이 클론의 공장을 습격해 벌이는 결투장면이나 시디어스의 기계병들과 공화국의 클론 병사와의 대결 역시 매우 사실감 있다.
여기에 추억의 로봇 R2_D2, C-3PO가 나와 벌이는 재롱도 '스타워즈'의 팬이라면 매우 즐겁게 볼 수 있는 대목.
그런데 제작비 1억2,000만달러, 미국에서 5월 19일 개봉후 단숨에 8,000만달러를 벌어들인 대단한 SF 블록버스터가 왜 이리 지루할까.
아무리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이 동원됐다 해도 아나킨과 오비완의 갈등, 아나킨과 아미그달라의 사랑 놀음으로 때우기엔 2시간 22분의 러닝 타임이 너무 길다.
'스타워즈'에 대한 열기가 미국과는 다른 우리의 독특한 문화 탓도 있다.
2005년 '에피소드 3'에서는 이런 지루함이 가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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