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무비의 공식을 따르면서도 뭔가 색다른 공포를 안겨주는 오컬트의 부활
인간이 죽은 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인간은 태어나면서 서서히 죽음을 향해 걸어가는 필연성 때문에 우리 모두는 이 질문에 대답을 알고 싶어하고 궁금해 합니다. 종교에 입장에서 본 관점, 죽음의 문턱까지 가 본 사람의 주장 등을 통한 사실로 보면 어떤 의미로든 우리들 모두는 영혼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영혼의 존재와 이로 인한 초 자연 현상을 다룬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었으며 주로 공포 영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소재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메디엄>도 매우 유사한 면을 볼 수 있습니다. 죽은 영혼을 보게 되는 사람들이 겪게 되는 공포 심리가 영화에 가장 기본이 되는 이야기 구조이지요. 그래서인지 <메디엄>은 기존의 호러 영화 전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뭔가 등장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든 다음 깜작 놀래키는 영혼이나 죽은 자의 등장과 엄청난 소리의 압박, 영혼을 보는 사람과 아닌 사람간의 갈등 등등... 하지만 여기까지는 뭔가 색다른 공포를 느끼기 위해 <매디엄>을 선택하신 분들에겐 아쉽게도 차별적인 색다름은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으로 영화를 보다가 문득 색다른 공포를 느끼게 하는 것들이 있더군요. '이렇게 싱겁게 끝나는거야?'라는 생각을 하게 될 때마다 또 다른 뭔가가 남아 있고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는 연출력이 호러 영화치고는 괜찮은 작품이었습니다. <엑소시스트>, <오멘>처럼 오컬트 호러 계보를 잊는 30년만의 영화인 <메디엄>은 관객들에게 공포를 느끼도록 하는 인물설정이나 분위기를 잘 살린 작품입니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초, 중반 잠깐씩 흐름이 느려지는 점을 빼고는 시종일관 긴장감을 갖고 볼 수 있게 만들었구요.
하지만 역시 이 영화의 진짜 공포는 '실화'라는 점이겠지요. 이전에 많이 보았던 영혼을 다룬 영화는 어디까지나 상상이나 허구속의 이야기였습니다만 <메디엄>의 이야기는 실제로 벌어진 이야기입니다. 더욱 더 강한 영적인 힘을 갖기 위해 장의사가 부른 욕심이 부른 재앙의 끝은 참혹한 비극 이상이었습니다. 영화 자체도 공포를 안겨 주지만 실제로 영혼이 존재한다거나 영혼이 살아있는 사람에게 나타나 끔직한 일을 저지렀다는 것은 진정한 공포로 소름까지 돋게 합니다. 그런 와중에서도 볼 수 있었던 모성애의 힘도 감동적이었구요.
개인적으론 조금 아쉬움이 없지 않았던 영화입니다만 피가 낭자하고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면서 주는 공포와는 색다른 오컬트 공포를 맛 볼 수 있는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또 우리 주위에 실제로 영혼이 존재하고 있고 지나친 욕심은 큰 화를 부른다는 것도 되새기게 되었구요. 더운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게 해 준 영화인 <매디엄>이 전세계 흥행에 힘입어 3부작으로 만들어 진다니 새로운 이야기가 궁금해 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