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샘 레이미 감독이 다시 공포영화로 복귀하다니!
예전의 향수때문일까 영화는 시작부분 유니버설 영화사 로고까지 옛이미지를 가져다 쓰며
레이미 감독의 공포물 복귀를 알린다.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도입부가 지나고 나면
그리 어렵지 않은 이야기 속에 '저주' 를 주제로 영화가 본격적인 시동을 걸기 시작한다.
레이미 감독의 연출은 탁월하다. 관객을 조였다 풀었다 하면서 숨죽이게 만드는
편집과 촬영 기술은 아주 흡족한 수준이었다. 긴장을 고조시키는 음향효과와
적재적소에 쓰이는 음악이 함께 어우러지며 객석을 들었다 놨다 한다.
그리고 이따금 긴장을 이완시켜주는 웃긴 장면들도 양념처럼 곁들여 놓았는데
이런 장면들은 공포분위기와 어색하지 않게 맞물려 돌아가며 몰입도를 높여주고 있다.
물론 이 영화도 할리우드가 내놓은 기존의 오컬트나 스플레터 호러물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영화가 끝나기 15분쯤 전이면
결말이 어느정도 예상이 되지만 '그래도 혹시?' 라는 기대를 품고 주인공의 행적을 따르게
만드는 영화의 흡인력은 무시할 수 없었다.
앞이 빤히 내다보이는 뻔뻔스런 연출력에 과장된 음향효과로 사람 놀래키는
'게으른 공포물' 에 손사레 쳐왔던 관객들이라면 꼭 볼만한 공포영화다. 강력 추천한다.
사족 - 기왕 개봉하는거 제목을 좀 멋지게 의역해서 내놓을순 없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드레그 미 투 헬' 이란 영어 발음을 그대로 갖다 옮기는 무성의함이 못내 아쉽다.
그리고.... 야옹이가 너무 불쌍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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