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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천사와 악마'는 소설원작상으론 '다빈치 코드'보다 먼저 출간된 앞의 이야기이다. 본인도 '다빈치 코드'를 너무 재밌게 읽고, 그 다음에 전편이 있다는 얘길 듣고 이 '천사와 악마'를 읽게되었는데 그것도 벌써 3~4년전 얘기이다. 그 사이, '다빈치 코드'는 영화화되어 전세계적으로 7억달러가 넘는 흥행수입을 올렸고, 당연하게 3년후인 현재 전편이자 영화의 속편으로 되는 묘한 운명을 가진 '천사와 악마'가 영화화되었다.
기본적으로 '로버트 랭던'교수는 전편과 같이 톰 행크스가 맡았고, 나이는 그 사이 좀 더 들었지만 좀 더 중후해지고 더 제옷을 입은듯한 연기를 해낸 그였다. 그리고 이번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바티칸의 궁무처장을 맡은 '이완 맥그리거'가 이 영화의 핵심이었다고 볼 정도로 맘에 쏙 드는 연기를 해냈다. 그의 믿음직스런 얼굴과 연기를 보고있노라면, 관객들은 사제복을 입고 정갈하게 행동하는 그를 보고 빠져들수밖에 없다.
영화는 '다빈치 코드'와 같이 '카톨릭''기독교'라는 종교를 또 한번 다루고 있지만, 약간 상이하다는 느낌이 든다. 전작이 '카톨릭'과 '성경','예수'등의 소재로 '비밀'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추리하는 '추리극'의 형식을 띄면서 '종교적인 논란'을 통해 영화의 기폭을 만들었다면, 이번 '천사와 악마'에서는 '비밀'스런 얘기가 아닌 '비리'적인 종교부분을 다뤘다는 점에서 좀 달랐다. '정죄'를 했었던 과거의 그들의 '비리'가 세상에 드러나는 것을 막기위해 '카톨릭'쪽의 막음과 '일루미나티'라는 비밀단체의 들춤이 대립을 이루면서 그 흥미는 더해간다.
그 중심에서 '반물질'이라는 긍정과 부정의 힘을 가진 아주 '양면의 날'같은 존재를 다루면서 그 긴장감은 극을 달한다. 이 존재가 있음으로써, '논란'으로 영화를 들끊게했던 '다빈치코드'와는 다르게 '오락영화'로써의 긴장감과 볼거리를 만들어주었다는게 이번영화의 최대특징이라고 본다. 게다가 자정까지라는 시간제한이 있어서 그 짜릿함은 더한다. 이 '반물질'을 어차피 주인공들이 막겠지만, 그래도 화려하게 터지는 모습이 보고싶다!라는 마음이 생기게할 만큼 그 존재감은 영화에서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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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과학'이라는 대립되는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한 것은 '천사와 악마' 원작에서부터 가장 맘에 든 부분이었다.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과연 자신은 신앙쪽인가, 아니면 자기가 보고 아는것만 믿는 과학쪽인가하는 갈림길에 서게될 것이다. 어느 하나만을 극단적으로 추구할수 없는 현실이기에, 결국은 이 두가지의 조화가 중요하다. 영화에서도 마지막 이 모든 상황을 해결해준 '랭던'교수에게 추기경이 "당신이 여기에 온것은 신의 뜻일세."라고 하자, 랭던은 처음에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대답하지만 다시묻자 두번째에는 자신도 그 대답에 대해 좀 갸우뚱해한다. 자신도 이 사건의 중심에 서게되어 모든걸 보게되자 두개의 존재에 대해서 어느한쪽이라고 확답할수 없게 된 것이다.
그만큼 사람들은 자신이 아는만큼 믿는것만 믿게되고 보게된다. 영화에서도 그 순수한 '신앙'심을 지켜오기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과 순교, 폐해가 있었을지는 당연하다고 말한다. 다만, 그것을 얼마나 사람들이 모르게 잘 처리해왔느냐가 관건이었다. 고결한것을 지키기위해선, 그만큼의 피의 희생도 있었을 것이다. '다빈치 코드'가 종교적 내용을 가지고 스릴러적인 재미와 흥미를 다뤄 영화결말까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면, '천사와 악마'는 종교와 과학을 모두 감싸안는 현명한 결말을 보여준다. 아마도 '다빈치 코드'가 원작으로써는 후에 나왔지만 더 히트를 친것은 이런 '논란'때문이었다고 본다. 더 재밌는것은 먼저나온 '천사와 악마'였는데도 말이다.
'반물질'은 '천사와 악마'같이 이면을 가진 물질이다. 잘만 쓰면 한달동안의 도시의 전력을 공급해줄 정도의 무한한 '에너지'물질이지만, 잘못쓰면 영화에서같이 '핵폭탄'적인 파멸의 도구가 된다. 영화속 모든 일을 꾸몄던 범인의 존재도 그랬다. 마치, '천사'와 같은 얼굴을 하고있지만, 결국은 '악마'와 같은 일을 하고 그런 속을 보였던 그의 존재는 타이틀 '천사와 악마'가 왜 이런 이름으로 지어졌는지 알수있게 했다. 재미는 강해지고, 내용은 한층 깊어진 재미난 오락영화가 바로 이 '천사와 악마'였다고 할수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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