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천재의 두뇌싸움. 과연 진정한 승자는 누구일까?
개봉전부터 많은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던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은 최고에 스토리 꾼이라는 칭송을 받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오카상 수상작인 동명 소설을 니시타니 히로시가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원작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영화로 옮겨진다는 소식에 관객의 기대는 홍보사의 마케팅과 합쳐져 개봉만을 기다리게 되었고 그 기대치는 고스란이 시사회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시작부터 관객에 기대치에 부응하듯 방송과 전문가들도 풀기 힘든 사건에 대해 천재 물리학자인 유카와가 과학적인 이유와 실험을 들어 해결해 보이며 산뜻하게 출발합니다. 곧이어 또 한명의 천재 수학자인 이시가미가 등장하고 그와 연관된 주변인물이 잠시 소개되더니 본격적인 살인사건이 발생합니다.
용의자는 있지만 완벽한 알리바이에 수사는 벽에 부딛히고 유일하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카와에 다시 도움을 요청하지만 거절합니다. 그러다가 이시가미라는 이름을 듣고 조금씩 관심을 가지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조사해 가지요.
이제부터 두 천재의 두뇌싸움은 시작되는데 모든 경우에 수를 다 계산해 준비된 알리바이와
답변을 통해 용의자인 야스코는 혐의를 피해갑니다. 유카와가 사건에 한발 다가서면 이를 알고 있었다는 듯 또 다른 지시로 야스코를 도와 주며 한 발 앞서가는데...
이런 쫒고 쫒기는 대결의 연속과 과학적 근거를 통해 범행 수법을 맞춰가는 과정이 보여 주는 재미는 정말 기발함에 감탄할 뿐입니다.
관객은 사건을 나름대로 풀어보기위해 작은 대사나 장면하나에 몰입하고 짧은 시간동안 범인의 완벽한 알리바이를 깨기위해 그들과의 두뇌싸움에 몰두해 잠시에 한눈도 흘릴 수 없습니다..
그러다가 약간 방향을 돌려 관객이 한 구석에 가지고 있는 결정적 물음. '그래도 그녀는 범죄가 아닌가? 왜 그녀를 도와주는 것인가?' .... 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며
지금까지의 빠른 이성적 전개에서 용의자에게 헌신하는 이시가미의 감정적 전개로 숨을 고르기 시작합니다.
정말 그는 그녀를 병적으로 집착하며 사랑한 것인지.. 단지 옆집에 살고 있는 예쁜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녀의 범행을 숨겨 주는지... 지금까지 이해할 수 없었던 그에 헌신의 이유가 조금씩 밝혀 집니다.
클라이막스에서 비로소 밝혀지는 이시가미의 천재적 발상이 공개되는 순간 기발한 발상에 놀라고 치밀한 준비와 범행에 전율하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 마지막 용의자들의 절규는 눈시울을 적시게도 하구요...
하지만 이런 용의자를 도와주는 계기와 그의 절규를 제대로 공감하기 위해서는 천재의 삶을 살았지만 늘 외로움과 고독에 익숙해야 했던 힘겨운 삶을 공유해야 하기에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관객의 웃지 말아야 할 대목에서의 웃게 만드는 점이 이번 영화에 숨겨진 함정과 같은 부분입니다.
젊게 보이는 유카와를 부러워한 이시가미...
천재이지만 사랑에 목말라 했던 한 남자일 뿐이었다는 생각이 그에 마지막 모습에서 느껴지면서 이번 영화가 보여주려는 진짜 재미를 또하나 알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영화보다 책으로 읽었으면 여러가지 상상을 하면서 보았을 터라 더욱 재미있었다고 생각을 하게 되기에조만간 다시 책으로 읽어 보고 싶은 마음마져 갖게 한 좋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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