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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엄격한 과학을 연구하는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선택의 문제를 담고 있다. 물리학자와 수학자와의 긴장관계는 매우 색달랐다. 영화에선 물리학자가 추상적 체계 속에서 엄격한 원칙을 고수한다면 수학자는 현실 세계에서 직접적인 경험을 겪으면서 이론을 전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즉 물리학자는 엄격한 원칙 소유자라면 수학자는 현실에 기초한 현실적응주의자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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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그들의 사고는 현실적 문제에 대해 다른 처리 방법을 보여줬다. 범죄를 처리하는데 있어 물리학자는 엄밀한 원칙을 내세워 범죄를 규명하고 범인을 잡는 것이 그들의 세상사는 원칙이라면 수학자는 이런 엄격성보단 보다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세계 속에서의 판단을 위주로 한다. 그런 감정 속엔 사랑이란 요소 역시 포함되어 있다. 이 영화에선 한 사건에 대해 그들의 행위와 관련된 원칙의 싸움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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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터질 경우 수학적 원칙에 따라 모든 것을 해결하는 물리학자는 멋진 모습에 잘 나가는 대학교 교수이다. 반면 과거 수학 전공을 전공했던 이는 가정적 불행함이 함께 하면서 인기 없는 고등학교 수학선생이 된다. 그는 못생겼고 표현력에 대해서도 언제나 분명하지 못했다. 그나마 그에겐 인간적인 향기가 풍겼고 바로 이 점이 대학교수와의 차이점이며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근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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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만 사는 단란한 가정 옆에 이웃으로 하는 수학자는 어느 날 모녀의 살인사건을 인지한다. 그는 그 모녀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기에 이 사건을 덮기 위한 계획에 착수한다. 그리고 그것은 성공을 거두기 시작한다. 반면 물리학자는 경찰의 의뢰를 받고 단순한 호기심과 과거 친구였던 물리학자와의 묘한 인연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사건을 추적해간다. 그들이 잠깐 만났던 때, 물리학자의 말, 사건을 만든 것이 어려운지 아님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어려운지 라는 매우 선문답을 주고 받으며 그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사건을 상대하게 된다. 그러는 와중에 물리학자는 수학자의 인간적 애정과 고뇌를 보게 되며, 물리학자로선 이해하기 힘든 인간적 요소를 보게 되면서 고뇌하게 된다. 수리학자의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지만 그런 살인사건을 상대에 대한 애정으로 풀어간다는 점에서 물리학자와는 반대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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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이나 진리, 그리고 법칙 등과 같은 것에 위반된 수학자의 행동을 두고 물리학자는 고민에 빠진다. 모녀의 행복을 위해 심지어 다른 이까지 살인한 수학자의 행위를 두고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된다. 이 점에서 과연 사실 파악과 원칙에 따른 처벌이 모녀와 수학자의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 하는 고민을 수학자는 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물리학자는 사건의 양태를 모녀에게 이야기했고 그 이야기를 들은 엄마의 비통함은 이 영화에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그녀는 경찰에게 자백하게 되고 범죄에 대한 정확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어느 누구도 행복해 질 수 없는 상태로 가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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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엄격한 원칙이 과연 우리들에게 어떤 행복을 줄 수 있을지를 근본적으로 묻고 있다. 비록 인간적 정서에 따른 또 다른 피해자의 발생 역시 인간적 감성이 만든 또 하나의 비극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영화는 철저한 머리싸움을 다룬 영화로 보이지 않는다. 수리적 원리에 기반을 둔 엄격한 법치 사회가 과연 인간들의 정서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의식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아마 이 영화는 감정에 기반을 둔 판단을 한 수학자에게 좀 더 기운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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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다가온 이 영화의 문제제기는 인간을 과학의 엄격한 원칙으로 다룰 경우 인간은 과연 행복해 질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우린 이런 것들을 고려하기 전에 과연 과학은 왜 존재했고 발전했는지를 자문해봐야 한다. 바로 학문을 포함해서 인류가 만든 거의 모든 것들이 보다 많은 다수의 행복을 위해 만들어졌단 사실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문명의 사생아인 무기나 폭탄은 물론, 우리가 자랑하고 있는 제도나 법, 원칙 등이 사실은 인간을 옥죄고 있는 또 다른 위협요소란 사실을 너무 간과하고 있었다. 제도와 법을 지키고자 만든 CCTV는 우리들의 파수꾼보단 사생활 보호를 파괴하고 있으며 우리들의 기본 행위 역시 철저하게 통제되는 사회를 맞이하고 있다. 현재 각종 혜택을 적립해 준다는 각종 카드 역시 우리들의 정보를 얻기 위해 만든 것이기도 하다. 함께 좋은 목적을 위해 만든다고 하지만 어쩌면 우리들의 은밀한 정보가 새나가고 있는지 모른다. 즉 개인 각자가 통제될 수 있는 세계로 가고 있으며 그 사회의 지지원리는 바로 엄격한 과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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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과학으로 과연 이런 사회에 우린 행복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우문 하나를 낳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학의 반대라 할 주관적 정서가 우릴 행복하게 해줄까? 아마 그 누구도 답하긴 어려울 것이다. 인간적 정서엔 과학이 강조하는 객관성 결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학자는 특정인의 행복을 위해서 자신은 물론 노숙자 한 명을 희생시켰으니까. 그러나 과학은 어려운 사건의 발생이 있었을 때 그 누구도 웃게 만들지 못했다. 아마도 수학자의 애처로운 희생에 연모의 대상이었던 한 여인의 울음 속에서 행복의 여운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즉, 희생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더불어 힘들어 해줄 수 있는 사람의 발견이다. 그리고 감정과 정서,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있는 사랑만이 최악에 빠진 인간들에게 위로와 위안을 제공해 줄 수 있단 생각이 든다. 따라서 인간미를 고려하지 않은 과학적 엄격성이 강조될 때 영화에서의 물리학자와 엄마의 슬픈 눈물이 우리 모두의 눈물이 될 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