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사체에 대한 애정이 좋은 사진을 만든다..... ★★★
공원에서 잠을 자고 쓰레기통을 뒤져 끼니를 해결하는 홈리스 토비(마이클 피트)는 우연히 만난 파파라치 레스(스티브 부세미)의 조수가 되면서 최소한의 의식주를 해결하게 된다. 비록 홈리스지만 샤방샤방한 꽃미남인 토비는 음악 시상식이 열리는 행사장에서 톱가수 카르마(알리슨 로먼)와 엮이면서 그녀의 생일파티에까지 초대 받는다. 그러나 토비와 함께 생일파티에 참석한 레스는 사진을 찍다가 쫓겨나게 되고, 토비는 레스 곁을 떠난다. 토비는 한 파티장에서 알게 된 TV 캐스팅 담당자 다나(지나 거손)에게 연락해, 그녀의 도움을 받아 배우로 데뷔하게 된다.
홈리스가 유명 배우가 되고, 톱가수와 사랑에 빠지며, 일개 파파라치가 인정받는 사진작가가 된다는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허무맹랑한 일종의 판타지에 불과하다고 폄하될 수도 있다. 물론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상당히 전형적이긴 하다. 그러나 저예산 인디영화인 <내가 찍은 그녀는 최고의 슈퍼스타>는 요소요소에서 인디영화만의 반짝이는 재치나 아이디어를 만날 수 있으며, 특히 적당한 수준의 호연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능력 있는 배우들을 보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주인공 토비역을 맡은 마이클 피트. <헤드윅> <몽상가들>의 꽃미남이면서 <라스트 데이즈>에선 마치 커트 코베인이 환생한 듯한 포스를 보여주었던 바로 그 마이클 피트. 톱가수 역의 알리슨 로먼. 사실 그녀는 성인으로서 첫 데뷔작인 <스위트룸>에서는 그다지 빛을 발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오목조목하게 생긴 이목구비와 하얀 피부, 눈부신 금발, 거기에 어릴 때부터 닦아온 연기력까지 겸비한 차세대 스타로서 부상했으며, <내가 찍은 그녀는 최고의 슈퍼스타>를 통해 여전히 기대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역시 스티브 부세미를 빼고는 얘기할 수 없다. 토비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입장이라면 스티브 부세미가 맡은 레스는 어둠에 잠겨 있다. 그러나 어둠이 있기 때문에 빛이 더 환한 것처럼 스티브 부세미로 인해 이 영화는 결국엔 따뜻해지고 온화해진다. 파파리치인 레스는 스스로는 ‘프로페셔널 사진작가’라는 자부심을 내세우지만, 그런 자부심은 주위의 냉혹한 시선에 무너져 내린다. 냉정하게 말해 레스는 파파리치, 그것도 가장 저급의 쓰레기 파파라치다. 그에겐 관계에 대한 애정이 없다. 그에게 친구란 그저 ‘의자에 앉아 자기 얘기만 떠들어 대는 존재’에 불과한 것이다.
왜 스스로는 프로페셔널 사진작가라고 자부하는 레스의 사진이 타인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것일까? 그건 아마도 레스의 사진엔 피사체에 대한 애정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곁을 떠나고 자신을 내친 토비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던 레스는 따뜻한 토비의 인사만으로 애정이 솟구침을 느낀다. 누구는 사진기라는 기계를 가지고 찍는 사진은 어차피 기술이 모든 걸 좌우하는 거 아니냐고 말하지만, 사진을 찍어 본 사람이라면 알게 된다. 피사체에 대한 애정이 좋은 사진을 만든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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