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국영화에 대박이 탄생했다.
이런 기분 느껴본지가 꽤 오래라 감개가 무량할 지경.사실 별 기대없이 본 영환데 작품의 퀄리티가 상상이상, 기대이상이다.
과속스캔들... 영화의 중량감과 작품성에 걸맞지 않은 영화제목이 아쉬울 정도다.
참 재밌는 설정, 졸지에 할아버지가 돼버린 미혼 연예인과 그동안 모르고 지내왔던 그의 딸과 그리고 그 딸의 여섯살난 어린 아들...
이 3세대가 새로운 만남을 이루면서 다양하고 재미난 에피소드를 엮어 나간다. 그리고 억지로 웃기는 것이 아니라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웃음 폭탄을 선서한다.
그런데 그 웃음이 예사롭지 않다.
노력하는 배우이고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에 비해 무한한 가능성과 나름의 매력을 발산해 온 차태현의 연기는 그렇다 쳐도,
차태현의 딸이자 왕석현의 엄마 역할로 나온 박보영이라는 새로운 예비스타와의 만남이 즐겁고,
영화 전체의 맥을 유지해 가며 맘껏 웃을 수 있게 해주는 조미료의 역할을 능청스럽게, 아니 능글맞게 해대는 왕석현의 연기까지
게다가 박보영의 노래솜씨에 자지러 질라치면 이미 정평이 나있는 차태현의 라이브와 천재 피아니스트 석현이의 피아노 연주에 넋이 나가 버린다.
처음 인트로 장면부터 등장하는 감각적인 디자인의 스텝소개 장면도 인상깊고,
맛갈스럽게 연기하는 까메오 성지루와 학원 원장의 섹시함 등등등... 속이 꽉찬 물오른 꽃게처럼 하나라도 버릴 것 없이 최상의 상품을 만들어 냈다.
2007년에 <미녀는 괴로워>가 있다면 2008년은 단연 <과속 스캔들>이다.
지지부진했던 2008 한국 영화 시장에 바람처럼 등장한 이 영화가 2008 세밑에 다가서서야 스캔들을 일으키고 있다.
단연 Two Thumbs Up!이다.
차태현, 박보영, 왕석현을 떠올리며 행복한 하룻밤에 미소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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