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판타지에 묻혀버린 영화라고 제가 20자평을 쓰긴 했습니다,
사실 이번에 이정재씨가 오랜만에 복귀하기도 하고,
좀 더 만화적이고 우화틱하게 그렸다는 점에서 기대도 하고,
뭐, 미술이나 음악이나 촬영이나 그런게 과장되면서도 재치있게 전개가 되었는데,
결론은 그다지 별로... 랄까요.
먼저 주인공에 대한 관객들의 몰입정도가 낮았다는게 그 이유.
뭐 웃긴 컨셉을 다분히 잘 살리는 방법을 택했던 것이 주효했다고는 했지만
천둥(이정재) 은 짝귀를 기절시킨 전력이 있음에도 조용히 살고자 하고 욕심이 없는 놈으로 나오고. (이게 말이나 되냐.,,.)그러다가 설지한테 필이 꽂히고...
설지(김옥빈)는 만득(김석훈)과 천둥 사이의 감정을 조율하는데(조율이랄까...)뭔가 좀 어정쩡한 마음으로 나오고. 감정표현의 변화가 약간 서툰 느낌?
만득은 여성스런 말투를 잘 살리면서 사이코같은 상태로 극의 전개를 잘 이끌고 나가는 것 같습니다. 쵝오.
칠갑(이원종)은 천둥을 형님으로 모시며 보좌하고...(근데 어째 칠갑이가 더 대사도 많고 분량도 많이나오는 것 같네. 보는 내내 천둥보다 칠갑이가 더 형님같았다는...)
당연성이 부족하다고 할까요?
'내가 왕이다'라고 하면서 떵떵거리지도 않으면서 싸움은 좋아하고(싸움이란게 대장이 되기 위한 목적이 주 아닌가? 단순히 정의의 실현이라고 하기엔 이정재의 컨셉이 좀 안맞는 것 같았습니다.)
에 또, 대사빨이 너무 안받는다는!!
'여긴 내 어머니가 살던 곳이야.'칠갑에게 말하는 천둥의 대사는 너무 식상하다 못해 졸렸습니다.
그래서, 그게 어쨌다는 것인지....
마지막에"만득아, 조선 최고의 주먹을 가리자!'...;;;
요즘같으면 육두문자로 시작해과 끝을 장식하는 선빵을 날릴텐데..
너무 순박한 판타지(?)에 캐릭터가 정형화되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천둥이 만득의 제의를 거절하고 짝귀를 보호하려는 태도에서는
베토벤 바이러스 강마에의 포스가 느껴졌고(당연히 강마에보다 훨씬 못하지만.)
(내 손님(사람)이니까 건들지 마라.)
나중에 복수를 다짐하면서 칠갑에게 무릎을 꿇는 장면에서는
힘에 대한 자신의 위치를 되새기는 주제의 대화가 오고 갔는데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의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물론 피터가 월등히 낫지만...
설지를 연기한 김옥빈의 모습은 보통의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못하지도 그렇게 잘하지도 못했다는...
만득을 연기한 김석훈씨는 싸이코틱한 모습을 너무 잘 보여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하고 싶었습니다.
칠갑을 연기한 이원종씨도 마찬가지.
판타지가 너무 가미되었기에 정작 보여주고자 한 내용은(의협심과 의리, 명예등...)
주인공이 아닌 조연들의 몫이 되어버린 영화같았습니다.
(어디가 협객인건지.. 자릿세 뜯는건 요즘과 별반 다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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