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그녀의 흥행 이후 차태현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흥행을 약속하는 배우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 이후 영화인 연애 일기에서 조금 부족한 흥행을 보였고 그의 코믹한 캐릭터를 전면에 내 세운 영화들이 줄이어 개봉했으나 흥행의 참패는 계속 되어 갔습니다. 첫사랑 궐기 대회, 투가이즈, 파랑 주의보 등 상대 배우들의 호화로움에도 불구하고 그의 부진은 알 수 없이 계속 되었죠.
물론 그 배경에는 작품성있는 영화가 아니었다는 이유가 가장 클 수 있겠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오히려 차태현의 연기, 그 자체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코믹하고 약올리는 그런 부분에서는 정말 최고의 연기력을 보여 주지만 진지함이 필요할 때는 그런 코믹함이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오히려 웃음을 짓게 만드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이번 영화 '과속 스캔들'의 개봉 소식을 듣고 예고편을 보았을 때만 해도 사실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제가 본 장면들에서만큼은 이전과 다른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이 영화에는 차태현 이외에 박보영과 왕석현이라는 두개의 거대한 기둥이 떠 받치고 있었습니다. 예전 삼국지에서 유비를 보좌하는 관우와 장비처럼 ....
차태현의 연기는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연기에 내공이 쌓여서인지 코믹한 부분에서는 역시 그의 진가를 발휘했고 진지함이 필요한 장면에서는 조금은 성숙한 모습으로 관객의 몰입을 조금 더 끌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좀 더 이미지의 변신을 통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박보영.. 이분이 정말 이 영화에 보배라고 보이더군요. 작은 체구에서 뿜어나오는 연기력과 노래 실력은 촉망된 앞날을 기대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미혼모의 힘들고 서러운 인생사의 내면 연기와 즐겁고 코믹스러움에서의 천연덕스러움은 마치 마징가 제트에 아수라 백작처럼 상황에 맞게 변화에 변화를 더해 감탄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전 작품인 '울학교 E.T'에서도 돋 보이기는 했지만 이 영화에서만큼은 아닌 것을 보면 작품이 얼마나 그 배우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지 보여 주더군요.
사실 영화에서 그녀의 노래 장며을 보면 진짜로 부른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입 모양이 다소 부자연스럽고 고음 부분에서 목청에 힘이 가지 않는 듯 했거든요..
하지만 진짜로 불렀다니 그녀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초 감각 커플도 기대해 보겠습니다. 아니 앞으로 이 배우의 영화를 주목해 보려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보배. 우리 왕 석현군
정말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주연을 꾀어 찬 이유가 있었습니다. 또박 또박 대사를 말하고 귀엽고 사랑스런 배꼽 인사는 장면 장면 행복한 웃음을 주었습니다.
정말 어디서 이런 표정이 나올 수 있을 까요? 그리고 시사회에서의 '노바디' 춤 실력은 앞으로 가수의 꿈을 키워도 되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램도 가져 봅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내용입니다.
마치 '미녀는 괴로워'를 보는 듯한 웃기려다 억지스러운 교훈을 주려는 어색함이 없는 미혼모를 내용으로 다루면서도 시종 코믹함을 잃지 않으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뭔가 생각을 하게 해서 이들의 아픔을 웃다보면 찾게 하는 그런 강점이 있는 영화입니다.
배우들의 명 연기와 연출력, 그리고 억시 스럽지 않게 영화의 주된 주제가 최고의 강점이 이 영화. 배우들의 직접 부른 노래와 연주 실력 (석현이의 피아노 천재라는 부분은 그냥 애교로 넘겨 주겠습니다)... 특히 성지루씨의 드럼 실력은 정말 놀랍더군요... 차태현씨의 노래 실력에 비해서는 ㅎㅎ
간만에 기대 이상의 좋은 영화를 만났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기대 이상의 한국 영화를 많이 만나 극장을 나서면서의 행복함이 계속 이어져 우리 영화의 무궁한 발전이 끊어 지지 않도록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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