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028 용산CGV, 혼자
구구는 고양이다.
유명한 여류 만화가가 애지중지 사랑하는 고양이다. 작은 몸에 작은 얼굴로 항상 어딘가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구구는 고양이다. 사바라는 고양이과 10년 넘게 동고동락 했지만 그만 병으로 죽어버려 슬퍼하던 만화가에게 구구는 인간의 쓸쓸함을 치유하는 ‘좋은’ 고양이다. 만화가는 고양이를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이런저런 모습을 찍어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둔다. 구구는 고양이지만 항상 고양이 그 이상이다.
영화제목을 < 구구는 고양이다 >라고 했던 이유는 무얼까. 막상 영화를 보면 고양이는 그리 많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만화가가 고양이에게 쏟는 애정이 얼마나 따사로운지, 그 기운을 주변인들에게도 전파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왜 이 영화에서 고양이의 존재가 중요한지 알게 된다. 만화가는 난소암 수술을 마치고 죽을 고비를 간신히 넘겼을 때 사신의 안내에 따라 사바를 다시 만난다(고운 소녀의 모습을 한 사바가 나온다). 그 장면을 보면서 인간에게든 동물에게든 서로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는 행위가 얼마나 행복하고 고마운 것인지 영화를 보고 나니 내 가슴은 어느새 따뜻하게 데워져 있었다.
구구는 고양이다.
하지만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다만 인간과 인간, 인간과 고양이, 고양이와 고양이 사이의 포근한 정이 고양이털처럼 보드랍게 만져질 것만 같은 예쁜 영화다.
P.S. 일본드라마 < 노다메 칸타빌레 >에서 우리의 노다메를 그대로 재현했던 우에노 쥬리의 아방한 연기도 다시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