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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의 시대가 도래했나니. 헬보이 2 : 골든 아미
cko27 2008-09-25 오후 5:45:12 14753   [1]

 

길가다가 아무 원한도 없는 사람한테 칼부림을 당할 수도 있고
가볍게 점심먹으로 나간 식당에서 재활용 잔반의 공포에 떨어야하는 막장의
시대가 도래했나니.


지옥의 군주 루시퍼가 "인간들 구경좀해볼까, 여차하면 악의세상을 만들어주지"하고 
내려왔다가 연쇄살인범에게 칼침맞고 잔반재활용의 대가 식당에서 밥한끼 먹었다가
구토하면서 다시 지옥으로 돌아가는 길에 묻지마사기전화에 속아서 돈까지 뜯기고
악마들에게 이르길 "인간들좀 보고 배워라"

 

 

악마의 아들이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원작만화가 있고, 델 토로 감독은 3부작으로 헬보
이를 완성시키겠다고 말했죠. 이번 영화는 시리즈의 2편으로 헬보이의 기원과 정체성
그리고 그의 단짝들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들을 다뤘던 1편과는 급이 다른 스케일과 흥미
진진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돌아왔어요. 

 

헬보이는 상당히 마초적인 케릭터입니다. 굉장히 남성적이고 쿠바산 시가에 환장을 하고
섬세한 말보다는 터프한 주먹이 먼저나가는 어찌보면 진부한 설정같아보이긴하지만
똑부러지고 정직하게 "나는 악마의 자식이요"라고 대놓고 광고하는듯한 겉모습이 자연
스럽고 웃기달까 시원스럽기 그지없어요.


오멘의 데미안처럼 "나는 끔찍한 짓을 많이 하지만 어리고 귀여운데 때릴꺼야 어쩔
꺼야?"라는 초롱초롱한 눈빛을 쏘아대는 악마의 자식보다는 차라리 이런 자식이 나은 것
같습니다. 물론 헬보이도 술취하면 가끔 저런 대사를 날릴것 같긴한데 몇대 쥐어박아도
마음이 불편하진 않을테니 ㅡvㅡ......


그래도 헬보이가 마냥 극단적인 남성우월주의를 표방하는건 아닙니다. 좋아하는 고양
이때문에 애인이랑 대판 싸우고 작전도 깨버리고 자신의 찰랑대는 새빨간 꼬리에 예민
한걸 보면말이죠.

여담이지만 만약에 배트맨과 같은 시대를 공유했다면 캣우먼을 두고 배트맨과 삼각관계
를 이루었을수도!? 그 옆에선 리즈가 불덩이가 돼서 지켜보는...사..사각관계!?...............



 

 

저 요괴?로 말할것 같으면 왕자 누아다인데 깊고 날카로운 눈매를 가졌고 생긴것처럼 냉
소적이고 잔인합니다. 이번편에서 헬보이의 막강한 적수로 나오는 캐릭터죠. 그에 걸맞게
검술실력은 황비홍뺨치고 1:10은 기본으로 썰어주십니다. 실제로 보시면 아시겠지만
편집을 잘했는지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는지 칼부림이 아주 현란해요. 무협영화보는듯
했답니다. 

참고로 누아다 왕자 아니었으면 헬보이가 유연하고 아주 재빠른 몸놀림의소유자라는
걸 원작만화나 시리즈를 모르는 관객들은 평생 몰랐을 수도..


영화로 보면 매력적인 얼굴인데(레골라스보단 못하지만 여자들이 빠져들만한!?)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들은 하나같이 요괴?같은 이미지로밖에 안느껴져서
그냥 뒷태만 올렸어요.


좁아져만가는 자신(요괴)들의 입지에 왕은 무사태평하고 이를 보다못한 누아다왕자는
스스로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목적은 자신의 종족이 살아남기위한 투쟁과
인류말살군대=골든아미를 부활시키는 것이죠. 누아다 왕자가 굉장히 아끼는 창백하고 예
쁜 쌍둥이 누이동생 누알라공주가 있는데 둘 사이엔 비밀의 있답니다.
영화에서 확인하시라~



 


누알라공주와 헬보이의 든든한 지원군 에이브(변기시트에서 뿜음)
둘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수 있고 기억을 엿볼수도 있는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급속도로 친해지고 그 이상의 감정도 느끼게 되지만 과연 결말은 어떻게 될까요?


  
기괴합니다. 굉장히 창의적이고 신선한 비쥬얼들로 넘쳐나요. 그렇습니다.
판타지는 이래야죠. 눈앞에 아른거리는 신기루를 인위적으로라도 체험하고싶어서 판타
지물을 보는거 아니겠어요.

그것이 너무나 현실과 동떨어져있지도 않고 너무 현실과 가깝지도 않은
딱 좋은 경계선에 자리잡고 있다면 금상첨화입니다. 그 시간만큼은 어찌나 즐거운지.


이런것들을 현실로 완벽하게 끄집어낼 수 있는 상상력이야말로 수많은 평론가들에게서
극찬을 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을테죠.
그리고 그 능력이 길예르모 델 토로에겐 아직도 넘쳐나는것 같아요.

 

영상못지 않게 내용도 원작만화의 분위기를 잘 살려냈고
기본틀은 요즘 영화들의 대세를 잇는듯 보입니다. 인간들에겐 채울수 없는 구멍이 있고
그건 곧 탐욕이요. 이 세상의 모든걸 그 구멍에 갖다부어도 채워지지 않을 깊고도
아련한 절망의 구멍. 악의 근원이라던 악마, 요괴, 심지어 신적인 존재들조차 
그 구멍을 어찌할 수가 없어요.

구멍을 막을 수도, 채울 수도 없다면, 구멍을 가지고 있는 인간들을 없애버리는 수밖엔
없는것일까요? 누아다왕자는 결론을 냈습니다.

 

그러나 헬보이와 우리들은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죠.
상상도 하지못할 음흉한 일들이 마구 일어나는 막장의시대가 도래하는 가운데
헬보이든 우리든 언젠간 결론을 내야할 것입니다.

 

Hellboy II: The Golden Army - 2008

 

 

 

 

ps.

중반부쯤에 쓸쓸한 분위기와 좋은 노래가 어우러져 애절하면서도
경쾌한느낌이 드는 명장면이있는데 공식이미지로는 나온게 없어서 아쉽군요.
영화를 안보신분들도 좋아하실만한~
Can't Smile Without You - Barry Manilow 워낙에 유명한 노래라 다들 아실테지만
오랜만에 들으니 왠지 새롭군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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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보이 2 : 골든 아미(2008, Hellboy 2 : The Golden Army)
제작사 : Universal Pictures / 배급사 : UPI 코리아
수입사 : UPI 코리아 / 공식홈페이지 : http://hellboy2008.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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