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그러실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나면, 나도 옛날의 그 X파일이라고 "믿고 싶다고~!" 10년만에 왜 갑작스럽게 돌아왔는지 모르겠는 '멀더와 스컬리'의 X파일이, TV판도 아닌 극장판으로 돌아와버렸다.
예전같았으면 환영받았을 얘기지만, 10년이면 한 시대가 흘러도 흘렀다. X파일이후에는 초자연현상을 다룬 수많은 드라마가 나왔고, 더 이상 세기말도 아니다. 그런데도, X파일의 열렬한 매니아들과 그들의 재현을 보고싶어하는 수많은 팬들은 영화판을 기다렸다. 아쉽게도, 이번 영화판은 그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만족할만한 것은, 오로지 '멀더와 스컬리'뿐. 아참, 그리고 월터 스키너 부국장의 등장과 함께. 우선, 못마땅한것은 얘기가 전혀 'X파일'답지않다는 것이다. 더 이상 외계인은 나오지 않고, 미스터리 수사물에 가까운 스토리는 역시 X파일이 아니어도 됐을 내용이다. 한마디로 너무 평범하다. 오로지 X파일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은 '멀더와 스컬리'의 재림뿐이다. 그리고, 멀더와 스컬리 사이에서 또 한번 벌어지는 '믿음과 이론'의 대립은, 별로 새롭지도 않은 이야기 사이에서 그다지 재미와 빛을 발하지 못한다.
'I Want To Believe' : 나는 믿고 싶다. 이미 초자연적현상에 대한 확실한 믿음과 홀릭(Holic)에 빠져있던 멀더에겐 또 한번의 유혹을, 이번엔 자신이 담당하는 불치병에 걸린 불쌍한 아이를 살려내고 싶은 '믿음'에서 고민하게 되는 스컬리라는 점에서 저런 제목을 붙인듯한데, 내용은 사실 극장판으로 쓰일만한 내용이 아닌 TV판, 그것도 내용은 있지만, 그렇게 재밌는 에피소드에 꼽힐만한 내용이 아닌 스토리였던게 이 영화판의 패인같다. (미스터리 스릴러인데도, 긴장감은 약하고 얘기는 흡인력이 약하며, 결말마저 쉽게 넘어가버린다.)
멀더와 스컬리가 같이 잘 정도의 사이였나, 둘이 사랑하는 사이였나?라는 전개까지 나온, 이번 극장판은 맨~마지막 크레딧이 다 올라간뒤 한 바다위에서 한가롭게 배를 타고있는, 스컬리와 멀더를 보여주고(물론 자세하게 확대해서는 안보여주지만 그들이 확실하다.) 그들이 관객들에게 손을 흔드는 것까지 확실하게 보여줌으로써 더 이상 'X파일'은 없음을 고한다.
한마디로, 이번 극장판은 X파일의 팬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으로, 내용보단 그들의 상상에 기댔던 멀더와 스컬리의 연애전선과 모든 끝을 고하는 장면까지 원하는대로 보여줌으로써 나오게 된 것이다. 그래도, 굳이 안 나왔어도 되는데 하는 맘이 든다.
* 우리나라 더빙판이었으면 좀 더 재밌었을까? 이렇게 더빙판이 보고싶은 외화도 첨인듯. TV에서 극장판이 한다면, 무조건 더빙판!~ 그땐 다시한번 봐야겠다.
** 이건 X파일이 아냐~~~ ㅡ ㅡ;
*** 평론가 평중에 재밌는 말 : <엑스파일: 나는 무언가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엑스파일: 나는 아직도 무언가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엑스파일: 나는 잠들고 싶지 않다>, <엑스파일: 지금 농담하냐?>, <엑스파일: 나는 입장료를 돌려받고 싶다>.”라고 빈정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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