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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 이 사람 뭔가를 알고 있다. 님은 먼곳에
christmasy 2008-08-04 오전 7:54:47 11186   [11]

 

제목 : 먼 곳에서 돌.아.오.다. 

부제 : 내 사랑 내 곁에

 

 

놈놈놈 이후 나로하여금 두번째로 리뷰를 쓰게 만든 영화다.

 

난 놈놈놈 리뷰를 끝으로 리뷰를 쓰지 않으려 했다. 그래서 적벽대전은 보고 넘겼다.

그런데 아무런 기대없이 '님먼'을 보고서 기억의 흔적을 짧게나마 남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디서부터 써내려가야 할까. 먼저 이준익 감독에 대한 추억부터 말해보자.

 

이준익 감독, 이 사람 뭔가를 알고 있다.

 

'왕의 남자'를 만든 감독이 만들었다는 정보만을 가지고 '님먼'을 보았다. 이준익이라는 이름도 정확히 몰랐다. 난 스티븐 스필버그등의 걸출한 해외 감독외엔 잘 모른다. 감독 찾아 영화를 보지 않고, 단지 영화를 봐왔다. 하지만 '왕의 남자'(이하 왕남)대한 기억은 뚜렸했다. 그 당시 1시간 가까이 영화를 함께 본 친구와 나누었던 현실에 빗대어진 장면 장면들은 기억나지 않지만 '영화가 현실에 대한 문제인식을 제대로 하고 있었다'라는 각인은 지금도 생생하게 꺼내어 떠올릴 수 있다. 지금도 '왕남'을 보고 나서 몹시도 마음이 착찹했었던 것이 생각난다. 왜냐하면 '왕남'은 문제자체는 정곡을 찌르듯 제기했으나 '해결책'은 전혀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님먼'에서는 한층 발전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님먼'에서는 비참한 현실만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나름의 해법까지 담아내었던 것이다. 그 해법이라는 것이 내게도 흡족했기에 영화를 만든 감독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였고 앞으로 이준익 감독의 지난 작품들도 살펴 볼 마음이며, 이준익 감독의 차기작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어떻게 자신의 사상과 가치관을 영화로 풀어낼 수 있었을까. 영화 감독이라는 직접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렇게 마음에 드는 시선을 가진 감독도 흔지 않으리라. 이준익 감독이 겸손한 마음으로 앞으로도 좋은 영화를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너무 감독얘기가 길었던 것 같다. 영화얘기로 돌아가자.

 

 

내가 느낀점을 세 인물의 '무모함'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님먼'은 무모함을 향해 좇아가는 인물들이 먼길에서 돌아오는 여정을 그린 영화이다. 이준인 감독은 "여자가 남편을 사랑해서 베트남까지 찾아간거같으시죠? 그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라고 말했다. 여자는 전쟁의 참혹함을 격고서야 철이 드는 남자를 발견한 것일 뿐이다. 님은 먼곳에서 고난을 과정을 격고서 제자리로 돌아온다. 김동률의 '이방인'이라는 노래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수 많은 세월 헤매이다가

    험한세상 끝에서
     숨이 끊어질때

      그제야 나는
     알게될지 몰라

  그토록 찾아 헤매던
나의 머물곳은 너였음을

 

이 노래 가사처럼  여자의 '님'은 가까이에 있는 '님'을 몰라보고 먼 곳까지 갔다가 죽을 고비를 격고서야 정신을 차리며 그토록 찾아 헤매던 '님'앞에 서게 되는 이야기를 말하고 있는 '님은 먼곳에'이다. 정신이 번쩍 들기까지는

마치 불나방이 불속에 뛰어들듯 '허무(虛無)를 향해 곤두박질 치는 인생'을 보여준다. 간단하게 세 인물을 꼽고 싶다.

 

먼저 여자의 '님'이다.

 

사랑한다 말했으면 베트남에 가지 않았을까?

아마 그 말을 무시하고 베트남에 갔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남자는 아직 인생을 모르는 어린애다. 대학도 나오고 결혼도 했지만 아직 감정이 사랑이라 착각하고 있는 도무지 사랑을 해본적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자신은 여자에게 묻는다 '사랑이 뭔지 아느냐'라고. 자신은 애인과 연애에 빠져 실연의 상처를 격고 있는터라 감정적인 파도가 하루에도 수십차례 쳐오는터라 아내 앞에서 잘도 사랑을 논한다. 사랑한다고 말할걸 내내 후회하는 아내 앞에서 하는 그 질문은 공자 앞에서 문자를 쓰는 격이다. 남자는 자기감정 외에 다른 상황들은 중요치 않다. 욱하는 감정에 충실하여 베트남으로 떠나버린다. 사랑에 대한 견해는 각자가 다르겠지만 나의 관점으로는 사랑이란 이기심과는 대립하는 개념이다. 나보다는 상대방을 위하는 것이다. 그러나 남자는 '자기자신'이라는 불을 향해 뛰어드는 불나방이다. 그래서 두 눈이 있어도 곁에 있는 '님'의 소중함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전쟁은 가장 큰 현실을 느끼게 하는 장소다. 연애감정 따위는 끼어들 틈이 없다. 당장 평화스러운 집이 그리워지는 곳이다. 화생방을 경험한 남자들은 알것이다. 우리가 마시는 자연스레 마시는 공기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전쟁은 아마도 두고온 집이 간절해지는 공간일 것이다. 가장 미운 사람과 사선에서 동고동락하다가 그가 가장 소중한 전우가 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그리고 전우가 죽어가는 것을 경험하면서 아마도 남자는 현실을 배우고 인생에서의 소중함을 깨닭아 갔을 것이다.

 

두번째 인물은 '밴드의 리더'다.

 

이 남자는 돈 독이 오른 사람이다. 다시 말해서 돈에 미치고 환장한 사람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돈이 최고로 인식되는 이 사회에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우리들의 속내를 솔직하게 보여주는 캐릭터다. 돈이라면 전장이라도 뛰어드니 불을 무서워하지 않고 달려드는 불나방이 가장 잘 설명되는 인물이다. 돈줄을 향한 불타오르는 열정에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여인, 자신에게 있어 돈보다 더 소중할지 모를 여인은 안중에도 없는 제대로 미친 사람이다. 그러나 그에게도 손에 쥔 돈 보다 더한 가치가 있음을 깨닫는 날이 온다. 아마도 자신보다 동료의 생명을 구하는 여자의 모습을 말로는 꼬집으면서도 생에서 처음보는 광경에 속으로는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고난의 여정속에서 힘께한 여자가 보여준 모습들이 불나방이 불 앞에서 멈칫하듯 그로하여금 돈 앞에서 멈칫하게 하였다.

 

세번째 인물은 남자의 '여자'다.

 

이 부분은 감독이 나타내고자 하는 영화의 줄거리와는 거리감이 있을 법한 나의 주관적인 견해다. 이 영화에 대한 별점을 매긴다면 나는 총 개수에서 별 하나를 빼고 싶다.-실제 어떤 영화도 온 별개의 완전한 영화는 없을 것이다, 다만 완전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영화가 있을 뿐이다-왜냐하면 남자를 만나기 위한 여자의 선택이 너무나 무모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베트남까지 가는 것을 시도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여자가 걸어간 길을 바라보며 한 남자로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 무대에서부터 관중들의 손수레에 눕혀 몸이 이동될 때 여자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요즘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연예인의 평범한 의상에 별 대수롭지 않는 수위의 쇼 행위로 보여질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여자는 발가벗겨져 거친 남자들의 손에 맡겨지는 상황이었다. 여자는 남자를 만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한 것이다. 눈에 보이는 몸을 보여주거나 만질 수 있는 몸을 내어 주거나 하는 차원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꼭 지켜야할 정절까지 버린 것이다. 이런 얘기도 요즘 세상에는 납득이 가지 않는 구식 사고방식인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결혼한 남자나 여자의 정절은 서로에게만 통용되는 소중한 가치이자 약속이다. 그것을 버려가면서까지 남자를 만나야 했을까. 베트남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안에서 모든 노력을 다했지만 길이 막혔을 때, 무한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서는 것이 여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을까.

여자가 남자르 위해 그 어떤 희생을 치르는 것과 초를 다투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전쟁속에서의 남자의 생사는 무관하다. 여자의 희생으로는 남자의 생명을 책임질 수 없으며 오히려 여자는 자신이 지켜내야할 의무를 다해야 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남자의 입장에서라도 여자의 그런 희생은 거절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는 여자에게 그런 희생을 요구했다. 그녀의 다른 이를 위한 희생은 지금껏 자기 자신의 이기심을 위해 살아온 인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가르쳐 주는 도구로 사용되지만 여자가 치룬 무모한 희생은 영화가 끝낸 후에도 내 마음을 저리게 했다.

그렇게 마음이 저린 만큼 불나방 같이 허무를 향해 돌진하는 인생의 욕망이 미웠다. 인생은 그 욕망과의 끝없는 전쟁인 것 같다. 그 전장의 한 중심에서 내 인생의 진실된 소중함을 똑똑히 바라보며 무릎꿇고 진실되게 눈물 흘릴 수 있기를 바래본다. 왜 이제야 돌아왔냐고 뺨을 치고 몸을 두드려도 좋으리라. 먼길이라도 돌아갈 수만 있다면 좋으리라.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바닦에 나방 한 마리가 날개를 힘겹게 젓고 있었다...

 

 

 

******** 

 

 

어제는 제 생일이었습니다. 제 은사님께서 저에게 축하시를 한편 지어 보내 주셨습니다. 

 

구름은 산무리에 걸려 발이 묶이더니

오도가도 못한 서러움 마침내 구름은 울음보를 터트렸다 

어딜 가고 싶었던 걸까 어데로 가려던 걸까

이 무더위에 지친 대지를 잠시나마 쉬게하는 빗방울이 되고파  

 

저는 이렇게 고상한 선물을 처음 받고서, 감사한 마음으로 답시를 보내 드렸습니다.

 

빗방울은 대지를 적시다가 불길속으로 뛰어들던 나방의 두 날개를 젖게 했다

무모한 날개짓을 쉬게하고 바닦에 앉아 목 놓아 생명을 노래하라고  

 

 

 

 

영화 속에 숨어 있는 상징성을 찾아서

http://cyhome.cyworld.com/?home_id=a3588606

 

 

 

 


(총 0명 참여)
baekka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들어있네요~
글 잘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2번 보았는데
영화 정말 볼만하고 여운이 많이 남은 영화인듯 합니다.   
2008-08-04 14:36
shelby8318
글 잘 보았습니다.
글 추천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008-08-04 10:15
1


님은 먼곳에(2008)
제작사 : (주)타이거 픽쳐스, (주)영화사 아침 / 배급사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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