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정말이지 처음부터 끝까지 평범한 스토리 전개로 이어져 나간다. 대부분 예상되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빠져드는 이유는 이준익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연기력, 수애의 아름다움 때문이 아닐까 싶다. 베트남 전쟁이란 시대적 배경을 통해 사랑, 전우애, 그 시대를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될 수 있는 한 평범하게 표현하고자 했으며, 약간의 감동을 가미시켜 휴머니즘의 드라마로 그려내려고 노력한 모습이 보이나 내가 보기엔 휴머니즘이라고 우기기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그 시대를 살아왔던 세대들에게는 공감과 감동의 휴머니즘이 되었을지 모르겠지만, 80년대에 태어난 나로서는 공감하기 힘들었다.
전체적인 평 말고도 영화 곳곳에 아쉬움 점이 여러 가지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아쉬움 점은 순이(수애)가 전쟁이 한창인 그 먼 월남 땅 까지 가서 자기의 모든 것을 버려가면서까지 남편(엄태웅)을 찾으러 가는 매개체를 관객들에게 알려주지 않을뿐더러 끝까지 숨겼다는 점이다. 물론 마지막 엔딩장면에서 어느 정도 추측하게끔 만들기는 하지만 명확한 이유를 밝히기에는 부족했다.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정만(정진영)의 케릭터가 일관적인 케릭터로 갔어야 하는 아쉬움이다. 속물근성의 모습으로 일관하는 모습으로 남거나 변하는 모습을 그렸어야 하는데 별다른 설명도 해주지 않은 채 어물정한 케릭터로 변해버리고 만다.
사랑과 감동의 휴머니즘을 억지로라도 극대화 시키고자 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거 같다. 한 장면을 예를 들어본다면, 배트콩들이 지하에서 아이들을 교육하고 써니(수애)의 노래를 같이 들으며 감상하는 장면은 굳이 없어도 되었다 생각한다. 이 장면을 통해 진정한 평화가 무엇인가? 이에 대한 생각을 짧게나마 표현하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관객들에게 어필하기에는 부족했고, 불필요한 장면이 되어 버렸다.
또한 이러한 전쟁이 벌어지는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와중에 영화는 이곳이 전쟁터임이라는 사실을 관객들이 잊어버리지 않도록 해준다. 위문 공연 중에 사고가 난다든지, 멀쩡했던 사이공 시내에서 갑작스런 테러라든지, 문제는 이 점 또한 관객들은 충분히 예상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감상평을 쓰다 보니 비판적이고, 아쉬움 점 중심으로 쓰여졌는데, 최악의 영화라든가 실망감이 큰 수준은 아니다. 영화 속에서 순이(수애)가 불렀던 노래가 맴맴돌기도 하고, 이상하게 신나는 노래마져도 슬프게 느껴지는 것이 이 영화의 또 한가지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노래에 대해서도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생각나는데, 노래를 못하는 건 아니였지만, 밴드로서 공연을 하면 할수록 점차 발전된 노래를 들려주게끔 했으면 더 좋았었을텐데... 하는 작은 아쉬움이 있다.
결론적으로 한번쯤은 봐도 괜찮은 영화이기는 한다. 단아한 표정 안에 형상화시키는 수애의 신비로우면서도 아름다운 이미지가 최고의 수확이라 생각되고, 처절하고도 긴박감이 넘치는 전쟁 장면의 묘사 또한 좋았다. 배우로서의 수애를 좋아한다면 추천하고, 그냥 사람 사는 평범한 이야기 속에서도 희노애락을 느낄 수 있는 감성이 풍부한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베트남 전쟁 시대를 살았던 부모님 세대들에게는 더 큰 공감을 선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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