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코미디 장르의 영화다. 그만큼 웃기는 부분이 참 많은데, 이 영화가 웃기는 방법은 기존의 한국영화들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방식이다. 직접적인 언어유희나 개그, 상황 설정으로 웃음을 주기보다는 웃음을 동반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들의 개성, 과장되고 오버하지 않고 건조하고 절제된 시각을 통해 웃음을 선사한다. 앞서 얘기한 덩치들의 독특한 성격(흥분하면 즉시 쇼트트랙 자세, 겨드랑이 간지럼 절대 못참는 성격)은 그 설정만으로도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며, 이들의 좌충우돌 훈련 과정을 오버하고 요란한 움직임으로 보여주지 않고 딱딱하고 절제된 자세로 보여주는 화면구도도 그 희한한 분위기에서 절로 웃음을 유발한다. 또한 현실적으로는 써먹지도 않을 일시정지 자세도 인물들이 몸소 보여주는 등 이 영화가 웃기는 방식은 만화적이고 일본영화적인 구석이 상당히 있다. 이렇게 기존의 한국영화와는 좀 다른 방식으로 오묘하게 웃기는 면이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었다. 일본영화에서도 적지 않게 본 스타일이라 "독창적"이라고 하긴 힘들지 모르나, 늘 과장된 유머와 개그로 일관하던 한국 코미디영화들 속에서 왠지 비주류적인 방식으로 튀게 웃긴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히 가벼운 개그와 유머로만 무장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소재부터가 다소 민감한 만큼, 영화에는 나름 진지한 메시지도 곁들여져 있다. 그러나 이 메시지는 결코 무겁지 않다. 아니, 오히려 이런 걸 무겁게 받아들이려는 우리를 나무라고 있기도 한듯, 영화는 편안하게 다가온다. 코미디 장르에서 출발한 영화는 그렇다고 너무 가볍게 나가지도 않고, 그만큼 너무 무겁게 다가오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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