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우리가 자신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어떨까? 자신의 현실이 불만스러워 그 과거를 조작하고 지금의 나를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꿀 수 있다면 어떨까? <언니가 간다>는 이러한 "시간이동"이라는 SF적인 소재를 멜로물에 차용한다. <백 투 더 퓨처>나 <터미네이터>처럼 타임머신 등의 시간 이동 장치를 사용해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드는 기존의 SF 영화들은 시간 이동에 따른 다소간의 과학적, 철학적 질문을 낳게 함과 동시에 그것을 영화의 주제의식과도 연계시켰다고 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메시지는 그런 류의 것이 아니며, 따라서 노트북을 통해 과거로 간다는 유치한 설정이나, 근(近)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못 알아본다던가 하는 모습이 도저히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 영화를 감상하는 데 방해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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