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에 걸리는 바람에 영화를 보러가기가 보통 힘든 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가급적 빨리 시험이 끝났으면 하지만 사정이 그리 여의치 않습니다. 여튼 오늘은 개봉전부터 나름기대하고 있었던 영화 '해프닝'을 보게 되었습니다. 감독을 맡으신 분이 '나이트 샤말란'이라 약간 꺼려지는 면도 없진 않았지만(대체로 광고와 영화 내용이 다른 때가 많기 때문에-레이디 인 워터의 경우) 영화 자체의 질은 대체로 보장되는 분이기에 과감히 선택했습니다.
영화는 근래에 보기 드문 타이틀 무비로 시작합니다. 신선한 기분이 들 만큼 오랜만의 타이틀 무비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타이틀 무비 자체는 그렇게 굉장하다고 말 할순 없지만 배경을 채우는 음악이 영화 전조를 잘 잡아주어 이후의 전개에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장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영상은 A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간혹 신선한 장면과 구도가 나오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평이한 A급의 수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뭐,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역시 이번에도 광고와 달리 사건 그 자체보다는 사건에 휩쓸리는 인물의 감정변화 등등에 대해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화면에 나타나는 재해의 수준은 설명하는 것에 비해 스케일이 작았고 또한 18금임에도 불구하고 화면 전체적인 유혈의 강도 역시 생각보다는 낮은 편이었습니다. 그나마 연출이 여전히 좋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거의 다 덮히지만 좀 아쉽긴 했습니다.
음악. A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더 곡이 괜찮았더라면 A+급이라고 해도 상관없을 만큼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배경음악의 수가 적고 약간 단조로웠다는게 흠이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음악자체가 영화의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는데다, 감독의 성향탓인지 혹은 소재 덕분인지 의외로 굉장히 심심한 장면이 많은 이 영화로서는 음악 없이 장면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역활을 잘 해낸 음악은 충분히 A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음악 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효과음이라 생각합니다. 효과음만을 따로 놓고 평해보자면 A+급이라고 해도 모자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실, 효과음이 없다면 이 영화의 공포 혹은 미스터리적인 강도는 전무하다고 할 수 있을만큼 소재를 살림에 있어 소리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은데 기대만큼 효과음이 적절하고 잘 쓰여 감상하는 내내 영화를 흥미롭게 볼 수 있었습니다.
스토리. B+급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A급이라고 하기는 미스터리 적인 설명이나 혹은 그 것에 대한 해답도 어설프게 던지고 있는게 실망스럽기 때문입니다. 제목의 해프닝은 말그대로 해프닝으로 영화 자체의 주된 포커스는 사건이 아니라 사건을 겪는 사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미스터리 적인 부분을 기대하면 끝이 찝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야기 그 자체에도 실망하실 수 있습니다.(미스트 보다도 소재가 약간 뒷전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고 설명해주지 않기 때문이지요.)
물론, 갑자기 환경주의자로 돌변한 듯한 감독의 메세지가 영화상의 의문에 대해서 어설프게나마 답을 던져주긴 하지만 설명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두리뭉실한 표현으로 넘어가는 등의 행위를 하기 때문에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보면 이야기가 짜증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튼간에 전체적으로 괜찮은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앞서도 말했듯이 어설픈 미스터리 구조이기 때문에 사건이나 뭐 이런 것을 기대하고 보면 실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의 길이는 1시간 20여분, 엔딩롤은 5분여 추가영상은 없습니다.
공포나 미스터리를 즐긴다면 친구, 연인과 보기 좋고 가족과는 보통(나이가 가능했을 경우) 혼자서는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트 샤말란식의 소소한 미스터리를 질기고 싶으시다면 후회 없을 선택일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