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남자다. 하지만 여자보다 패션에 관심이 많다.
특히 옷 잘입는 여자들을 볼때마다 존경스럽고 그 중심엔 캐리,샬롯,미란다,사만다가 있었다.
1998년부터 2004년까지 패션의 바이블 뉴욕의 여성 4인방을 주인공으로 한
TV시리즈 '섹스앤더시티'를 영화화 한다는
소식만으로 난 가슴이 벅찼다.
왜냐?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이제서야 4년을 기다린
끝에서야 영화로 탄생되었고 거기다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의상진까지 합세해
정말 이쁘고 멋진 옷과 신발, 가방, 악세사리 구경은 실컷 할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TV만으로 보여줄수 없었던 그 한계를 뛰어넘어 수많은 옷을 실컷 구경하고
스케일도 훨씬크게 나오리라 가슴이 벅찼다.
하지만....
영화를 본 결과 화려하고 블록버스터급 패션에 치중하기 보다는
잔잔한 러브스토리 즉 드라마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난 심하게 착각하고 있었다.
역시 영화는 영화였다. 2시간이라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2시간안에 패션같은 비주얼적인 면만으로 보여줘서는
영화자체가 완성도가 떨어지고 극의 전개가 안되기 때문에
네 명의 여성들의 사랑과 가정 쪽에 촛점을 맞춘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특히 캐리가 빅과 결혼을 앞두고서 정든 집을 정리하기 전에
친구들과 모여 하는 패션쇼는 정말 압권이었다.
물론 웨딩드레서 장면도 눈부셨지만
이 장면을 개인적으로 '섹스앤더시티'의 최고의 장면으로 꼽고 싶다.
캐리가 자신의 입던 옷을 하나씩 입어보면서 친구와 추억을 공유하고
같이 웃고 떠들며 재미있어 하는 그녀들을 보면서 부러움을 많이 느꼈다.
그녀들의 여유로움과 넉넉한 생활에서 어우러져나오는 럭셔리함에 내 자신이
초라해졌다고나 할까?
비주얼적인 면은 이 외에도 네 명의 여성이 입고 나오는 옷,웨딩드레스,신발,모자,반지등 악세사리,수영복
트레이닝복,심지어는 임부복까지....수 없이 많으니 나머지는 직접 확인하시길 바라고....
다시 영화 내용으로 들어가 보려고 한다.
뉴욕 최고의 싱글녀이며 베스트셀러 작가인 캐리와 뉴욕의 성공한 금융인 빅이 첫번째 커플이다.
이들은 10년째 연애중이고
너무나 사랑해서 같이 살기는 하지만
절대로 결혼은 하지 않는....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서양인다운 사고방식을 가진 커플이다.
하지만 점점 캐리는 불안해 진다.
역시 여자는 끊임없이 확인시켜줘야 하나 보다. 사랑하고 있다는 걸...
결국 캐리의 불안함을 빅은 이해하고 선뜻 결혼하기로 둘은 마음먹는다.
하지만 빅은 결혼날짜에 예식장까지 잡은 마당에 결혼식 날 망설인다.
'결혼....결혼...과연 꼭 그래야 할 필요성이 있을까?'하고....
사랑하지만 책임지기는 싫어하는 좋게 말해 자유분방함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빅의 성격이
잘 표현된 장면이기도 하다..
이 커플이 메인이며 2시간동안 젤 많은 비중을 차지한 커플이다.
하지만 좀 안타까운 점은 빅에게 너무나 가혹하다는 것이다.
남자로서 한번쯤은 흔들릴수도 있는거 아닌가?
근데 네명의 여자들 특히 샬롯은 저주까지 퍼 붓고 아예 연락할 기회조차 안주는
건 너무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핸드폰 음성사서함을 듣지 않고 바다로 던져버렸을때는 매우 안타까웠다.
물론 캐리에게 엄청난 상처를 주긴 했지만 해명할 기회라도 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내가 젤 무서워하는 여자의 냉정함을 절실히 보여주게 된다.
두번째 커플은 미란다와 스티브...
이 두 커플은 정말 최고의 부부라고 단언한다. 강하고 리드하는 성격인 미란다와 소심하고 착하기 착한
스티브...정말 최고의 궁합이 아닌가?
그러나 안타깝게 둘 사이에 속궁합이 문제가 되어
스티브는 외도를 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 나 당신말고 딴 여자랑 잤어."
라고.이 말은 미란다에게 씻을 수 없는 배신감과 상처를 주게 되고...
결국 미란다 역시 과감히 별거를 선택하고 집을 나가 버린다... 아들과 함께....
역시 냉철한 변호사적인 면모를 보여주느 미란다....
하지만 캐리의 남친 빅에게 했던 말실수로 깊은 반성을 하게 된다.
캐리가 한 조언은 정말 최고였다.
'미란다야, 넌 자신에 실수에 대해선 삼일만에 와서 용서를 빌며 용서해 달라고 했지만 그런 너는 정작
다른사람은 그렇게 쉽게 용서해 주지 않고 있지 않느냐? 스티브를 일년째 저렇게 내버려 둘꺼야?."
세번째 커플은 샬롯과 해리...
항상 소녀같고 순수한 공주님 샬롯과 헌신적이고 성실하고 자상한 해리...둘 또한 정말 잘 어울리는 커플이다.
특히 샬롯의 외모지상주의를 과감히 버린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이 커플은 비중이 정말 낮았다. 거의 그냥 입양한 중국애만 넘 귀여워서
걔만 보고 이런생각을 했다. 입양도 이뻐야 되는 건가? 흠....아무리 영화라지만 너무한다고...생각했다.
암튼 둘 사이에 입양말고 실제로도 이쁜 아이가 생길지 안 생길지는 영화를 보시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네번째 커플...
연상연하...사만다와 스미스다.
사만다는 시도 때도 없이 하고싶다는 본능에 충실한 정열적인 여인이며 보톡스를 좋아하는 너무도 특이한
여자이다.
특히 사만다의 바람을 안 피우려고 노력하는 장면에서 정말 눈물났다..
참고 참고 참고 또 참는 그녀를 보면서 정말 본능을 이겨내기가 저렇게 힘들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한 남자에게 충실하기 위해 '알몸초밥'까지 준비할때는 저런 여자와 꼭 결혼해야 겠다고 맘 먹었다.
물론 결혼은 사랑이라고 하지만 몇년이 지나도 변치않겠다는 약속과 마음은
사랑을 초월한 정으로 깊어지고 더 나아가서는 서로간의 믿음 그리고 의리라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정말 미국판 원조 된장녀들의 모습을 마음껏 볼 수 있어서 좋았다ㅏ.
네 명의 여자들의 솔직 담백한 수다를 들을수 있었고
럭셔리한 삶을 사는 네 여인의 화려한 비주얼적인 패션을 만끽할수 있었고
가장 크게 어필하려고 했던 로맨스와 드라마적인 요소에 대해서는
그녀들의 결혼과 인생에 대해 아주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이 점은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다.
네 명의 여성의 심정이 되서 기뻐서 웃고 슬퍼서 울고 때로는 화내고 때로는
눈물도 흘리고 하는 ........
그리고 친구들의 우정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다.
평생 저런 친구들이라면 내 모든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녀들의 깊은 우정과 사랑이 부러웠다.
반면 드라마적인 요소에 집중하다 보니 발랄하고 상큼한
골드미스로서의 생활을 많이 보여주지 못했고
좀 더 유쾌하고 상쾌한 영화를 원했던 여성들에겐
잔잔하고 지루한 극의 전개는
약간은 실망스러움을 주지 않았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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