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 한국에선 이번주 겉으로만 보기엔 여자 넷이라는 설정의 '섹스 앤 더 시티'와 '걸 스카우트'가 동시에 개봉한다. 물론 내면으로 들어가면, 화려한 명품녀들의 섹스라이프와 구질구질하지만 우리의 아줌마 군단들의 곗돈찾기라는 엄연한 차이가 있지만, 왠지 비슷한 구성이 더 눈을 끈다.
그 와중에 '걸 스카우트'는 한국영화치곤 여자 4명을 전면에 내세운 전격 코미디영화라는 점에서 블럭버스터들 사이에서 힘겨운 한국영화의 닻을 올린다.
우리나라에선 여자 원맨 영화가 힘들다는 것을 안 것일까?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처럼, 김선아, 나문희, 이경실, 고준희 이 네명은 각자의 파트를 분담해 영화의 웃음과 질을 높이는데 열연을 한다.
우선, 영화는 꾸준히 재밌다. 코미디니까 웃기는 건 당연하고, 우리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있다.
아줌마라는 구성은 당연하고, 곗돈이라는 소재는 왠지 친근하며, 그 곗돈마저 누군가가 들고 날랐다는 얘기 역시 한번쯤은 어딘가에서 들어봤다. 그 안에는 우리의 삶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있다.
이 영화가 빛이 나는건 개인적인 생각으론, 배우들의 연기가 80% 먹고들어간다고 보았다. 김선아는 드라마 삼순이 이후로 아줌마역할로 돌아와, 그 악바리근성을 제대로 보여주며 웃음도 주고 몸까지 맞아가는 열연을 펼쳤다. 나문희씨는 몸에 맞는 연배의 캐릭터를 잘 연기해주셨고, 개그우먼이었던 이경실씨는 제대로 주연4인방을 맡아 우리네 가장 가까운 아줌마캐릭터를 보여준다. (아쉽게도 후반엔 스케쥴탓인지 사라져버리시지만;) 신예 고준희는 유일 젊은이로써의 혈기를 팡팡 날려주시고~
조연 역시 영화에서 중요하다. 박원상씨와 돈 갖고 튄 미용원장 성원장역의 임지은, 정말 욕이 나올정도로 독하고 얄밉다. 하지만, 이 역시 주위의 돈 갖고 튄 이들을 떠올리면 연기를 잘 했다고 할 정도이다.
이렇게 영화는 관객이 욕 나오고 동정이 갈 정도로 아주 '서민'적이고 우리가 흔히 보는 사람냄새나는 캐릭터를 구성해놓고, 배우들이 그 옷을 딱 맞게 입은듯 열연을 펼친다.
비록 영화의 구성은 어디로 튈지 모르고, 때리고 맞는 장면은 너무 리얼해서 눈을 찌푸리게 하며, 후반으로 갈수록 상쾌한 웃음이 아닌 조금은 찜찜하고 무거운 웃음을 짓게 하지만, 영화는 볼만하다.
다만, 화려하고 스케일이 큰 영화는 아니기에 웃음과 우리네 삶을 다뤘다는 점에서 볼만하다.
'돈'이 관련되면 사람은 모두 미친다던가? 아무리 성인군자라도 견물생심이 된다했던가? 영화는 이름을 우연하게 맞춘 '걸 스카우트'라는 제목보다도 '돈을 갖고 튀어라'가 딱인 아주 리얼하게 눈 돌아갈 정도로 다룬 코미디영화였다.
상쾌하고 즐거운 웃음이라기보다, 우리네의 구질구질한 삶을 밑바탕으로 '돈'을 갖고 웃음을 다뤘기에 무거운 웃음도 헛헛하게 나오는, 그러나 그런 삶을 아는 어른들부터 젊은이들까지 즐기며 볼수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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