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이 슌지랑 우에노 쥬리, 아오이 유우 등으로 홍보가 되었던 이 영화. 개봉시기를 놓치고 이야기 자체에 대해서 그렇게 끌리지 않았었기 때문에 이렇게 늦게서야 보게 되었다.
영화는 잔잔한 정도가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을 봤을 때 저리가라였다. 그래서 집중이 조금 힘들었지만 잔잔함은 영상미로 인해 천천히 집중할수 있게 만들어 준다. 모든 장면에서 무지개 잔상이 느껴지는 듯 했다.
탁 까놓고 말하지 못하는 알수 없이 찾아온, 정들다 생겨버린 사랑의 감정에 대한 영화일텐데... 이래 저래 살다 보니 눈물이 쏟아지게 되어 '추억' 혹은 '기억'이 되어버려야만 하는 일이 되었다. 이 영화 자체가 그런 느낌이 가득하다. 상대방의 기억에 나의 기억에 어떻게 녹화가 되는지 모르겠지만 필름에 남아 있는 그 때 모습만큼은... 사실 인거다.
진심이 통하기가 왜 이리도 어려운지. 아오이만 너무 진실된 인간이었던 것 같다. 안타깝다.
영화는 여러가지 장치들로 인해서 안타까운 사랑이야기가 더 느낌있게 전해지는 것도 같다. 시작과 끝을 그리고 이야기의 연결고리를 제공하는 '무지개', 좋은 아이디어로 가슴을 설레게 했던 '만엔 반지', 아름다운 화면을 제공한 '코닥 필름', 인생화보 '영화'...
10년 뒤엔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묻던 아오이와 곁에 앉아 있던 토모야. 그리고 열린 창문 위로 그들을 잡아주는 그 화면이 너무 너무 너무 좋아서 영화 내내 머리 속에서 잊혀지질 않았다. 무지개 위로 비쳐진 그네들도 멋졌지만. 난 그 장면이 두고 두고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일본에는 머뭇거리고 뭐랄까 형용하기 힘든 느낌들을, 아니 어떻게 보면 불확실 성에 바탕을 두고 아슬하기만 한 감정들을 참으로 잘 표현하는 것 같다.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는 느낌들... 확실히 똑바로 말해!라고 외쳐주고 싶은 그런 느낌들. 그래서 그게 참 좋다. 살면서, 작은 인간이라서, 아직도 모르는게 많아서 그런 느낌들 때문에 우울해지거나 힘들어 질 때가 참 많은게 사실이니까...
중반에 연상녀와 토모야의 시간은 이 영화 코메디로 급전환 하는 것인가? 하는 느낌을 주었지만 그 부분이 없었으면 밋밋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상녀가 거짓말을 했지만 그렇게 마음을 트고 먼저 연락하기 까지, 그게 인연이 되어 토모야와 살게 되기까지, 진실이 거짓이 되기 전까지... 행복했겠지? 한편으로는 아무 스스럼없이 타인을 받아들이고 정말 우유부단한 행동을 한 토모야의 성격이 굉장히 잘 드러나는 것도 같다. 어쨌거나 결과적으로 어느 쪽이든 그로 인해 상처를 받게 되었네...
약간 지루한 감은 '지구 최후의 날'이 영화 속에 영화로 나와줘서 이겨낼 수 있었다. 신비한 감이 영화 전체를 감돌다 못해 뛰쳐나올 것 같은 기분에 휩쌓이게 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굉장히 슬프다. 모든 여주인공이 죽음을 맞으니까. 홀로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을 하려다가 이루지 못하고... 참 슬펐다.
예쁜 영상, 슬픈 러브 스토리. 환상의 조화지 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