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것은 여자 주인공인 엠마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아닐가 싶다. 영화가 시작하자 마자 엠마는 마치 강아지와 놀듯 자신이 키우는 돼지와 함께 지푸라기가 깔리 나무밑으로 간다. 그리고선 돼지에게 사랑스럽게 이야기를 하다가 지푸라기속에 숨겨둔 칼로 돼지의 멱을 따버린다. 진짜 따버린다... 결코 C.G도 아니고 대역도 아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마치 공포/스릴러물이 아닌가 라는 오해를 할수 도 있겠지만 사실 그런 영화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밝고 코믹하면서도 잔잔한 감동이 매력인 작품이다. 이 장면에서도비록 갑자기 한 여자가 돼지의 멱을 따기에 다소 놀라기는 하지만 분위기 자체는 전혀 잔인하지도 무섭지도 않다. 오히려 피를 흘리며 고통없이 죽어가는 돼지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숨이 멎을때까지 이마를 맞대고 함께 있어주는 엠마의 모습은, 비록 환경때문에 지저분하고 거칠은 겉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누구보다 순수한 시골 처녀의 느낌이 느껴지고 있다.
인적이 드문 시골에서 오랫동안 혼자 살아오던 엠마는 나이가 제법 찼기에 끌어오르는 성욕을 달랠 길이 없다. 그래서 그녀가 유일하게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낡고 오래되서 심하게 덜컹(?)거리는 오토바이를 타는것이다. 마치 성인만화에서나 나오는 상황과 설정같지만 실제로 오토바이를 타며 오르가즘(?)을 느끼는 엠마의 모습은 상당히 코믹하면서도 안되 보이기도 한다. 그러다 어느날 하늘에서(?) 뚝떨어지 막스가 자신의 오토바이를 고쳐놓은걸 보고 마치 잡아먹을것처럼 달려들며 왜 그런짓을 했냐고 화를 내는 장면이 있다. 당신이 모든걸 망쳐놨다면 씩씩 거리며 돌아가는 엠마를 보며 칭찬을 기대했던 막스는 영문도 모른채 다시 오토바이를 예전 상태로 돌려놓느라 낑낑거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