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볼수록 스산하다..... 그리고 슬프다....
눈에 보이지 않는 친구들이 있다는 어린 아이, 보호 받지 못하고 죽어간 아이들,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어머니의 분투 등 이 영화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많은 영화들을 떠올리게 한다. 감독과 작가조차도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악마의 등뼈>,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의 <디 아더스>와 비슷하다는 걸 인정했다고 하는데,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경우 제작자로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법하다. 물론 다른 영화들이 떠오른다는 게 이 영화를 허투루 대해도 된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미믹>, <블레이드2>, <헬보이> 등의 헐리웃에서 제작한 영어로 된 영화보다는 자신의 조국에서 스페인어로 제작한 영화 - <악마의 등뼈>, <판의 미로> - 에서 자신의 능력을 더 발휘하는 듯한데, 제작을 맡은 <오퍼나지> 역시 호러판타지로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 영화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실종된 아들 시몬은 어디로 갔을까? - 이 부분은 시몬의 실종 이후 저택 안에 울려 퍼진 벽을 두드리는 듯한 소리의 정체와 연결된다. 그리고 로라가 고아원을 떠난 후 남은 아이들은 어떻게 됐을까? - 시몬이 새로 사귄 친구들의 이름이 바로 로라가 어릴 때 헤어진 친구들 이름이었다. 이들은 여전히 이 저택 안에 남아 있는 것일까?
이 영화가 공포를 안겨준다고 해서 효과음이나 귀신의 출연으로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는 건 아니다. <오퍼나지>는 두려움 그 자체가 두려움인 영화로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긴장을 돌출한다. 조금씩, 서서히 밝혀지는 과거와 시몬의 실종은 무언가 끔찍한 진실이 있고 그 진실을 짐작하고 마주대하는 과정 자체에 스산한 공포를 느끼도록 인도한다. 그리고 마침내 밝혀지는 진실, 그것은 스산한 공포를 넘어서서 슬픈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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