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면서 1편보다 나은 2편을 찾는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굳이 1편보다 나은 2편을 고르라면 Aliens나 Terminator 또는 Godfather 등을 꼽을 수 있겠으나 이또한 본인의 주관적인 판단이니 사람들마다의 판단이 모두 다를 것이다.
나는 솔직히 알포인트의 매니아이다. 3년전 그러니까 영화가 극장개봉이 되고 1년이 지난 후 본 알포인트는 그야말로 나를 흠뻑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그 이후 난 이 영화를 10번도 넘게 보았다. 아니, 보는데 만족치않고 영문자막까지 구해 아는 외국인들에게 소개까지 하였었다.
데스워치(Deathwatch)가 나온 이후, 만들어진 알포인트는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알 수 없는 그 무엇이 점점 소대원들의 정신적인 공포를 만들어내며 소대원 하나하나가 빙의가 되어 죽어가는 스토리다. 원작자의 의도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아직까지도 이 영화의 스토리를 여러가지로 각색하여 토론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그 여운이 무척이나 오래남는 영화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알포인트의 제2편인 GP506을 보기에 앞서 하나의 판단기준을 만들었었다. 알포인트가 가진 매력을 다시 발산하기는 힘들지 몰라도 GP506에서는, 알 수 없이 다가오는 공포의 극대화 그리고 살려고 몸부림치지만 그러기에는 너무나 미약한 인간의 존재를 잘 표현해주었으면 좋겠다는...물론 그런 표현위에는 탄탄한 시나리오가 뒷받침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며칠전에 본 GP506은 그러나, 나의 기대를 좀 못 미친 수준이었다. 알포인트와는 달리 지리적으로 폐쇄적인 이유가 그리 설득적이지 않아 보이며, GP장 개인의 오판과 감염이라고 하기에는 그 스토리의 전개가 가슴에 와닿지가 않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먼저, 알 수 없었던 공포의 실체가 영화의 마지막까지 나타나지 않았던 알포인트와 달리 GP506은 괴질이라는 다소 황당하고 작위적인 설정이었으며, 그 공포의 확산 또한 스토리전개가 자연스럽지 않았다.
그리고 각 병사의 죽음에 앞서서 그 죽음에 이르는 고통에 대한 묘사가 조금 아쉬웠으며, 사망자의 두개골 등 너무 자극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불필요하게 많지않았나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전반적인 평가가 알포인트보다는 못해도, 군대에 얽힌 공포스릴러를 추구하는 공수창 감독의 열정에는 높은 찬사를 보내고 싶다. 여자가 한 명도 안나오고 잔인한 장면때문에 19세이하 관람금지의 조건에서 영화를 홍보하고 그 흥행을 추구해야하는 상업영화의 감독으로서 이 영화는 결코 쉽지않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공수창 감독이 꼭 군대의 테두리에서만 머물지말고, 알포인트같은 본격적인 한국 공포스릴러영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거장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어쨋거나 나는 이 영화를 지난번의 알포인트처럼, 다시 또 여러번을 보면서 그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력에 파묻힌, 며칠 전 보지못했던 부분을 다시 찾으려고 노력해 볼 것이다.
(사족) 지난 알포인트에 출연했던 손병호, 문영동 그리고 김병철씨의 모습을 다시 보는 것이 반가웠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는 순간 잠시 모습을 비친 박원상씨 또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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