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후반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축구를 15살 소녀가 남성들 틈에서 도전한다는 소
재의 영화 '그레이시 스토리'.
축구가 여성에게는 힘든 도전이었던 1978년 미국 뉴저지, 주인공은 15살 소녀 그레이시(칼리 슈
로더). 한때 축구 스타였던 아빠(더못 멀로니)와 고교 축구부 최고의 스타 오빠 쟈니의 영향으로
누구 못지않게 축구에 대한 애정과 실력을 갖춘 소녀다. 그러나 집안에서는 물론이고 주위에서
도 그레이시의 축구에 대한 열정은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가족 유일하게 자신을 이해
하고 믿어주던 오빠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그레이시는 오빠의 못다 이룬 꿈을 대신해 축
구선수가 되겠다고 선언한다. `여자여서 안된다`는 아빠와 다른 가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레
이시는 꿈을 향해 투지를 불태운다.
결국 아빠는 딸의 열정을 인정하고 오빠 쟈니가 뛰던 고교 축구부에 입단할 수 있도록 훈련을 돕
는다. 남자 선수들과 경쟁해야하는 상황에서 그레이시는 체력적으로 불리한 조건, 사람들의 편
견을 이겨내고 남녀를 떠나 진정한 축구선수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그레이시 스토리`는 여느 스포츠 영화의 틀과 비교해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단지 여성이 주인
공이라는 점이 다를 뿐, 시련과 고난을 극복하며 결국 꿈을 이뤄낸다는 성공 스토리는 다를 바
없다. 그래도 이 영화가 더욱 실감나게 느껴지는 것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일 것이다.
사춘기 소녀의 방황, 가족의 힘으로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방식은 가족 드라마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스포츠 영화의 묘미는 제대로 살려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70년대 고교 축구대회가 무대라 하더라도 축구만의 역동적인 장면이나 손에 땀을 쥐게하는 긴장
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카메라의 움직임도 인상적이지 못하고, 음악 역시 스포츠 영화란 측
면에서 보면 어색해보인다. 그래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운동신경은 비롯 떨어질지라도 정신력,
인내심 만큼은 남성 못지 않게 가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휴머니즘을 느끼게 해준 영화이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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