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 오버 미>의 감독 마이크 바인더가 선사하는 기발한 시나리오
전개가 인상적으로 확인되는 이 영화는 '오해' 에서 비롯되는 일련
의 상황들과 그러계 쌓여진 상황들이 어떻게 해소되는지 그 과정을
그리고 있다. 블랙코미디적인 요소도 담겨있지만 이 영화의 원제인
'the upside of anger' 를 떠올려 본다면 오해의 상황에서 유발된
'분노' 나 '격분' 이 변화시키는 딸 넷을 둔 여성의 생활모습과
그 속에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상전개를 바라보는 관점
에서는 매우 흥미로운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스웨덴으로 자신의
비서와 바람이 나 네 명의 딸과 친구, 동료들외에 부인에게 한마디
말없이 떠난 남편에 대한 '분노' 를 품게 되는 한 여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페이스 오프> , <본> 시리즈 에서 인상적인 연기로
각인되었던 배우 조안 알렌은 섬세하고 상냥하고 가정적인 여성이
남편의 외도로 변해버린 현실에서 적응하는 모습을 상세히 그려주
는데 완벽한 연기를 선보인다. 히스테리와 상황적 부당함으로 예
민해진 테리(조안 알렌)는 그녀의 네명의 딸 하들리(알리시아 위트),
에밀리(케리 러셀), 앤디(에리카 크리스텐슨), 뽀빠이(에반 레이첼
우드)와 전쟁을 선포하듯 마찰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상냥하고
친철한 이미지의 그녀가 변한 것을 한눈에 알수 있는 장면은
신선하다. 차를 운전하는 아이들이 놀고 있다고 속도가 줄이라고
소리치는 남성에게 처음에는 미안하다고 이야기 하던 테리가
다음번에는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리며 웃어 넘겨주는 장면에서
그녀의 분노가 그녀의 내재되었던 모든 스트레스 덩어리를 토해내
는 듯 보인다. 하지만 그로인해 네 명의 딸들과의 관계도 꼬여만
간다. 첫째딸 하들리의 남자친구이야기와 혼전임신에 관한 에피소드,
둘째딸인 에밀리의 무용에 관한 집착과 어머니와 아버지에 관계된
스트레스로 인한 병에 관련된 에피소드, 셋째딸인 엔디가 취직한
곳에서 20년 차이는 나는 듯한 망나니같은 PD와의 연애관계 에피소드,
그리고 뽀빠이가 좋아하는 사람이 게이인 것이 밝혀지며 진행되는
에피소드가 알맞게 배치되어 있다. 그 속에서 테리는 히스테릭한
분노를 마음껏 표출해 내고 딸들과 갈등과 이해의 갈림길을 반복
해 나간다. 딸 부자집에서 펼쳐지는 여성들만의 진솔한 에피소드
들과 함께 하다보면 다양한 경험을 할수 있고 여성들에 대한 일면
을 이해할수 있는 시간도 가질수 있다. 야구스타였다가 지금은
라디오 DJ로 쇼를 진행하는 데니(케빈 코스트너)와의 얽히고 섥히는
인연을 들여다 보는 것도 상당히 즐거운 관람포인트가 되었다.
남편의 이웃이자 말친구 상대나 되었던 데니가 남편의 빈자리를
채우고 들어오면서 테리는 자신의 상황이 어떤게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지도 못하고 자신을 합리화시켜 나가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쯤에서 주저앉아 우는 테리를 보면서, 그리고
어린 네 딸을 성장시켜 키워낸 한 명의 여성으로서 그녀의 인생에
뛰어든 데니와 딸들과 나란히 앉아있는 테리를 보면서
인생의 아이러니함과 배신당한 분노감을 표출하며 결국에 네
딸들과의 관계에서 밀고 당기던 변화된 여성으로서의 삶을 들여
다 볼수 있었다. 특히 여성들의 관점에서의 시각으로 영화를
바라볼수 있었다. 남성들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인 시각적 이미지
를 보여주는 듯하지만 그 속에 여성쪽으로의 주관적이 시각을 보여
주는 것이었고 남성은 필요한 존재라는 것, 특히 그 어떤 인연도
결국 사랑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분노가 가져
다 준 변화는 결국 테리에게 네 딸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일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주어진 비관적인 상황에서 자신을 위해 삶을
이끌어 나가는 주관적인 태도를 보일수 있게 만들었던 것 같다.
여성적인 시각과 이해를 높일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고 코미디
적으로 승화되는 유쾌하고 웃음을 머금고 바라볼수 있는 에피소드
들에 의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기분좋게 즐길수 있는 코미디와
드라마적 장르적 장점을 맛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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