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사람들의 관심을 별로 못 끌었었는데 올해 아카데미상 두개부문
에서 수상직후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코엔'형제의 작품.
카우보이 모스(조쉬 브롤린)는 사냥 중에 우연히 200만 달러와 마약이 들어있는 가방을 줍는다.
그는 아내 칼라 진을 친정에 도피시킨 뒤 일단 돈 가방을 들고 달아난다. 그의 뒤를 마약 조직의
일원이자 연쇄살인마인 안톤 쉬거(하비에르 바르뎀)가 쫓고, 다시 그 뒤를 해결사 칼슨(우디 해
럴슨)과 보안관 벨(토미 리 존스)이 쫓는다.
그 와중에 안톤 쉬거에 의해 여러 사람이 희생당한다. 그의 산소통 살인 방식은 압도적으로 냉혹
해서 관객으로 하여금 온몸의 수분이 순식간에 증발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인물들은 각
자 원칙이 있지만 그 원칙들이 만나 얽힐 때 냉혹한 무질서를 만드는 핵심적 이유가 된다.
첫장면이 적막한 사막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장면이야말로 영화의 분위기를 압축적으
로 드러낸다. 이 영화는 물 한 모금 없는 황량한 사막처럼, 최소한의 연민도 최소한의 낙관도 허
용하지 않는다. 그저 담담하게 인간과 사회의 어쩔 수 없는 추이를 쫓아간다. 그 안에서 다양한
아이러니가 발생하지만 그것이 쉽게 웃음으로 연결되지도 않는다.
살인과 추격으로 일관한 이 영화는 영화가 "도대체 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생각하는 찰나
종영을 알리는 엔딩 자막이 올라간다. 결말부분도 일반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않고 많은걸 생각
하게 한다. 그 생각도 얼마 가지않아 '살인에도 철학이 있네' ' 돈에는 물불 안가리네' 라는 두가지
생각으로 함축되어 간단하게 정리된다.
그러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제목을 곰곰히 생각할때 허무의식을 나타내는 제목 같았다.
너나 할것 없이 자신의 원칙만 지키면 잘 살아갈수 있을것 같은 안전한 세상은 없고 사막과 같은
황량하고 비정하고 무질서한 죄악이 근절되지 않는 노인분들의 여느 생활처럼 편안히 쉴곳 없
는 세상을 표현해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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