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 하얀 구름 사이로 무지개가 고개를 내민다. 그 무지개는 일명 환수평 아크라 불리우는, 일반적인 둥그런 무지개가 아닌, 이름 그대로 수평인 무지개다. 뒤 이어 '토모야데스'라며 무지개 사진을 찍은 토모야의 멋진 목소리로 영화는 시작된다.
이 영화는 이와이 슌지가 기획과 각본, 제작에 참여한 이와이 풍의 러브스토리다. 이십대 중반 청춘의 사랑을 그린 이 영화는 또 한번 일본 영화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토모야는 짝사랑 하는 여자를 스토킹하는 도중 아오이를 만나게 된다. 이 우연한 만남은 앞으로의 둘 관계의 밑거름이 된다. 이 만남을 계기로 친구가 되고 결국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됨으로. 토모야의 부탁으로 아오이는 짝사랑과의 만남을 주선하게 되지만 그녀의 거절과 아오이의 설득으로 그녀를 포기하게 되는 토모야. 하지만 만나게 해주는 조건으로 토모야에게서 만엔을 받게 되는데 이 때에도 환수평 아크, 그러니깐 수평 무지개가 등장한다. 무지개가 등장하는 이 장면이 토모야가 만엔을 반지로 접어 아오이의 손가락에 끼워주는 것이었는데, 그런 장면에서 이 무지개, 영화의 제목이 무지개 여신인 것으로 보아,는 앞으로 아오이와 토모야 사이에서 둘이 느낄 감정에 대한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후 둘은 대학 영화 동아리에서 같이 영화를 찍게 되고 졸업 후에 아오이는 토모야의 권유로 계속 영화 일을 하게 된다. 정작 토모야는 취직하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로만 전전하다가 아오이의 권유로 그녀의 회사에 취직하게 되고 잠깐 동안이지만 같은 곳에서 일하게 된다. 그 때 어느 클럽에 취재를 가게 되고 아오이는 토모야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아오이는 미국으로 가 버리는데 거기에는 토모야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 게 중요한 이유가 되었다. 영화에서는 토모야의 애매한 표정이 드러나지만 나는 알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녀의 장래를 위해 붙잡지 못했다고 생각되어 진다.
결국 이 헤어짐이 둘의 마지막이 된다. 아오이는 비행기 사고로 죽게 되고 그녀의 죽음으로 인해 토모야도 그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알게 된다. 이 때 등장하는 것이 불에 그을린 아오이의 휴대폰. 그 휴대폰의 배경은 토모야가 아오이에게 보냈던, 영화 첫 장면의 그 무지개 사진이 있다. 그리고 그가 남긴 음성도 녹음이 되어 있다. 아오이가 생애 마지막으로 보고 들었을 무지개와 토모야의 목소리. 곧 휴대폰은 배터리가 없다는 메시지와 함께 꺼져 버린다. 이 휴대폰은 아오이를 상징하는 개체고 그 속에는 수평무지개와 토모야의 목소리가 녹음되어 있다. 휴대폰 속에서 그들은 공존하고 있다. 그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한 둘의 연결고리는 끊어지지 않는 것이다. 휴대폰은 둘을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놓칠 수 없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아오이가 대학 때 찍었던 the end of the world라는 영화. 이 영화는 본 영화의 마지막에 보여지는 영화 속 영화다. 8mm 필름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감독인 쿠마자와가 직접 찍은 것이다.
격한 감정이 뭍어 나지는 않지만 오히려 이 잔잔함이 영화 속 인물들의 감정들 더 잘 보여준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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