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영화들 중 다섯손가락 안에 꼽꼬싶은 이안감독의 <Brokeback Mountain>이후로 동성애코드는할리우드에서나 충무로에서나 더이상 극소수만이 즐기는 Queer문화가 아니라 대중적인 상업영화에서도 간혹 사용되고 있으며, 작년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커피프린스 1호점>은 남장여자를 앞세워 혼란에 빠진 남자주인공이 "네가 남자든 외계인이든 상관없어, 갈데까지 가보자!"라는 대사를 내뱉게 함으로써 동성애코드에 여성들을 또한번 열광케했다. 아이돌그룹가수의 등장으로 팬픽이라는 새로운 인터넷 문학장르가 태동했으며, 팬픽으로 인해 21C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는 동성애 코드란 더이상 혐오의 대상이 아니며, 오히려 BL이니 Yaoi 더 나아가 Queer Movie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는 상황. 트랜스젠더 하리수는 멀쩡한 남성과 결혼하여 아이를 입양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동성애코드는 이제 더이상 낯설지 않다.
물론 우리 주변의 동성애자는 여전히 낯선 존재이지만....
이 영화는 군대내성폭행문제와 트랜스젠더를 내새워 영화의 중요한 키워드로 활요하고 있다.
동성애코드때문인지 영화의 평점은 최악 수준인 5점대...
양윤호 감독이 자청해서 관객과의 대화를 하겠다고 나설 정도로 영화의 평은 최악.. 허나 이 영화를 최고로 치는 관객도 있다는거, 극과극의 영화평이 엇갈리는 가운데, 나는 이 영화에 합격점을 주고 싶은 마음이다.
영화는 동성애코드를 제치고 보더라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실타래처럼 꼬인 등장인물들간의 관계를 조명한다. 감독 이름이 스크린 한가득 나타난 뒤 다시 펼쳐지는 마지막 반전이란...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을 정도이다. 여자보다 아름다웠기에, 저렇게 생긴 남자라면 남자한테 성폭행당했다고해도 믿어지는 외모의 이윤서역을 맡은 배우 이풍운의 미모에 이 영화의 스토리는 점점 설득력을 얻고, 왜 첫 장면에서 수진이 경윤에게 헤어지자고 했는가에 대한 아픈 사연의 등장으로 슬픈 핏빛 스릴러의 결말을 예고하는 듯 했다.
영화 전반적으로 보랏빛이 나는 듯한 화면과 그 속의 등장인물들의 엇갈린 감정선....
결국 파멸로 치닫는, 두 사람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
사랑은 남녀가 하는것만이 아니라는 것, 이젠 우리도 그 사실을 인정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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