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랑>은 사랑이라는 감정의 다양한 표정을 품고 있다는 점 자체만으로 다양한 감상적 소통을 보여준다. 하지만 개별적인 감정의 깊이적 높낮이가 다른 사연들을 오가는 동안 감정적 맥락의 혼돈이 발생한다. 그건 슬픈 사연에도 그 무게감의 차이가 발생하는 까닭이다. 단순히 개기일식을 바라보고 있다고 해서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내사랑>은 옴니버스라는 형식의 그릇만을 마련했을 뿐, 그 형식에 담길 이야기라는 재료를 선별하고 다듬지 못했다. 또한 문어체의 대사를 남발한 것도 피상적인 감상을 한몫 거든다. 다만 연말이나 크리스마스 시즌에 만끽할 수 있는 기획 영화로서의 미덕 정도는 지니고 있다. 또한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주조한 사연의 개별적 재미에 집중하는 것도 나름대로의 즐거움을 부여한다. 특히나 캐릭터에 배우 본래의 매력이 스며든 것만 같은 주원 역의 최강희는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잘 구사했고, 이연희의 괄목할만한 성장도 눈에 띤다. 다만 정일우의 연기는 아직 많은 연기적 경험과 노력을 거쳐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