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인가, 성경인가 아무튼 그 어디에 보면 “아이는 어른의 스승”이라는 구절을 볼 수 있다.
이는 또한 영화 [선생 김봉두]의 주제이기도 하다. 순박한 농촌을 배경으로 티 없이 귀여운 아이들, 그리고 이에 자신도 모르게 회개하는 부패 교사의 모습은 오늘날처럼 각박한 도시인들에게 빛바랜 사진에서 느껴지는 아련한 감흥을 선사한다.
김봉두는 초등학교 교사이다. 김봉두라는 이름에서 풍기는 것처럼 그는 돈봉투를 밝히는 아주 부패한 교사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아버지를 극진히 모시는 효자이기도 하다. 그러던 그가 촌지 문제가 불거지면서 강원도 오지로 좌천당한다. 거기에는 폐교 직전의 분교가 있었고 5명의 악동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영화에서 우리들은 초등학교 시절에 느끼고 볼 수 있었던 장면들이 곳곳에 나온다.
운동장에 모여 국민체조하던 일이며 풍금에 따라 노래 부르던 음악 시간 등은 바로 우리들의 발자취이기도 하다. 유쾌하게 시작한 영화가 종점에 가까울수록 산파조로 흐르는 경향은 사실 한국 영화에 있어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이 영화 역시 이런 고루하고도 상투적인 기법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신파조적인 경향은 영화가 끝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야 발견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부분에서 나오는 아이들의 그 실감나는 연기에 푹 빠지기 때문이다. 주연으로 나온 차승원의 그 익살스럽고도 얌체와도 같은 연기는 이 영화의 기둥이다.
또한 그를 중심으로 등장하는 조연들의 연기 역시도 이 영화에 있어 또 다른 중심을 이룬다. 진짜 강원도 산골 아이들과 같은 5명의 아역들과 최 씨 노인, 그리고 소사의 흙냄새 풍기는 연기는 이 영화를 진짜 따뜻하고도 가슴스리도록 아끼고 싶은 영화로 기억하도록 만든다.
도시 생활로 인해 감정이 매마른 사람들에게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외국 생활로 인해 한국에 대한 기억이 희미하게 꺼져가는 사람들에게는 고국에 대한 체취를 불러오는 영화가 바로 [선생 김봉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