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발견"을 보고... 사실 이 영화의 첫 시사가 있기 한참전부터 사람들마다 이 영화의 시사회표를 구하려고 진땀들 뺐다. 기자시사 이후 일반관객의 첫시사 이후 이영화에 대한 관심도는 계속 떨어졌다... 나처럼 이전의 "오 수정!"에 대한 기억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기대했다가 하나둘씩 실망하는 눈치들이다. 그런데 참 이상한건.. 시사회를 갔다 온 후... 2-3일 지났는데.. 난 아직도 머리에 맴돈다..
"왜 제목이 생활의 발견일까???"
극중 주인공이자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경수<김상경>는 잘나가는 연극배우이다. 영화계로 발을 들여 놓으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첨에 출연한 영화는 흥행이 안되고 차기 출연작은 이렇게 저렇게 날아가 버리고.. 거의 망해버린 영화사에서 경수는 개런티를 악착같이 받아 챙겨가지고 나온다... 그것도 겨우.. 100만원..
"우리 사람되기는 힘들지만 괴물은 되지 말자.."
경수에게 100만원을 강탈(?)당한 영화사의 감독이.. 개런티를 가지고 도망치듯 나가는 경수에게 내뱉은 말이다. 경수는 지난밤 술에 취해 자신이 보고싶다고 전화한 성우에게 가게되는데.. 이때부터 경수의 6박7일의 생활의 발견이 시작된다.
성우는 강원도 춘천의 어느 개인농장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사촌누나와 매형.. 그리고 조카와 오붓이 살고 있다. 술을 좋아하고.. 뭔가 똑부러져 보이지 않는 성우의 모습은 무능력.. 그차체로 비춰지는지도 모르겠다. 술집호스티스와 홀딱벗기 가위바위보놀이에 경수는 금방 싫증을 느끼고.. 성우는 이상스럽게도 술만 마시면 몸을 흔들어 댄다.. 그리고 경수는 성우에게 말한다..
"형 우리.. 사람되기는 힘들지만.. 괴물은 되지 말자.. "
성우는 무용을 하는 명숙<예지원>을 경수와 같이 할 술자리에 초대한다. 명숙은 성우와 경수를 맞은편에 앉혀두고 살사와..한국무용등 이것저것의 춤을 추며.. 술이 취해서는 샹송을 멋드러지게 불러 제낄줄도 아는... 그런 여자다..
"우리.. 어색한거 깨게. 뽀뽀나 한번 할까요?"
이말로 경수와 명숙은 하룻밤의 잠자리를 갖게 되고.... 어이없게도 명숙은 경수에게 사랑의 감정을 요구한다. 알고 보니 성우와 명숙의 관계는 경수 이전부터 그렇고 그런 관계였고, 명숙은 그런 성우를 깡그리 무시하면서 경수에게 접근했던 것이다. 경수는 명숙의 일을 시작으로 춘천을 떠나는데... 어느새 마중나온 명숙은 그에게 자신의 사진을 건낸다.
'당신속의 나.. 내속의 당신..'
이런 닭살스런 말과 더불어 사진뒤에는 명숙이 이제껏 보여준 모습만큼.. 짜증나는(?) 말들로 가득차있다. 추억이 어쩌구.. 사랑이 어쩌구..
기차안에서 새로운 여자를 만나게 되는데... 선영<추상미>이.. 그녀다.. 선영은 예전부터 경수의 연극을 관람해오며 경수의 팬이라 경수에게 먼저 접근한다. 경수는 그런 선영에게 묘한 끌림을 느끼고 처음에 목적으로 했던 부산의 집을 잊은채 선영을 따라 경주에 내리게 된다. 알고보니 선영은 오래전 경수와 알던 사이였고,, 그 오래전은.. 중학생 때.. 던가?? 그 이후로 선영은 경수의 연극을 빠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고 한다. 경수는 누구나 쉽게 내뱉지 않던 사랑의 감정을 선영에게 쏟아 낸다. 어느 대학의 교수인 남편이 있는 선영은 경수와의 관계를 조심스럽게 받아 들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거나.. 의심투성이다. ........................... ................. ........ ... .
왜 제목을 "생활의 발견"으로 했을까.. 한참고민했었다. 영화를 보고 바로. .감상문을 써야지.. 했었는데.. ㅠ.ㅠ 이런 쓰잘데기 없는 고민때문에 이제서야 쓴다. 어떤 영화 잡지를 보니 홍승수 감독은 "생활의 발견"이란 영화 제목은 단지... 길을 지나다가 어느 여학생이 읽고 있던 책의 제목이 "생활의 발견"이라는 것이었는데... 멋져서.. 그냥 선택했다고 한다 --;; 경수의 선배인 감독이.. 내뱉은.. "사람 되기는 힘들...." 말들을.. 어느새 경수는 비슷한 상황에.. 누군가 에게 말하고 있었고.. 술만 마시면 몸을 흔들던 성우의 모습을.. 어느덧 경수는.. 술을 마시면 자기도 모르게 따라하고 있었다. 춘천에서 부산으로 향하던 기차역에서 경수에게 건낸 명숙의 사진 뒷편에 나와 있는 "당신속의 나.. 내속의 당신" 이란 글귀도.. 어느날 아침 선영과 함께 눈뜬 호텔방에.. 먼저 나간 선영이 남긴 쪽지에서도 나온다..
이런 앞뒤 상황의 아귀들을 맞춰보면.. 내 주관적 생각은...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생활의 발견은.. 아마도 이런게 아닌가 싶다. 우리가 우리만의 생활이라고 느끼는.. 어느 일부분 일부분들은.. 언젠가 누군가의 생활에서 조금씩 모방하고 배껴오는 그런 생활들이 아닌가.... 하구 말이다. 감독은 그 영화를 통해 자신의 그동안의 생활을 발견했고, 관객들에게도 발견하기를 바란것이 아닌가 싶다. 이렇게 생각하면.. 이영화의 제목이.. 왜 생활의 발견인지.. 조금은 이해가 된다....
P.S) 예지원은 이전에 뽕이란 영화를 찍은 경력때문인지.. 올누드의 베드씬에서 추상미보다는.. 훨씬 잘한다더라고...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