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교만하면서도 당당한 연기를 해온 배우 "김혜수" 이번 영화 "열한번째 엄마"
에서는 완전히 망가진 여성, 그리고 강한 모정을 연기했다고 한다
이승철의 슬픈 발라드를 흥얼거리며 재수(김영찬)네 집에 나타난 여자(김혜수).
가진 것도, 갈 곳도 없는 그녀의 텅 빈 눈동자가 열 한 살 소년의 동그란 눈동자와
마주친다. 마지못해 꾸뻑 인사를 하는 아이의 눈빛에는 여자만큼이나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하다. 고사리 손으로 척척 밥을 해 내오고, 혼자서 집안 살림을 다 꾸려가는 아이는
기특하기보단 한편으론 징글 맞다. 틈만 나면 여자에게 너무 많이 먹는다, 잠 좀 그만 자라,
보일러 온도 좀 내려라… 잔소리를 늘어놓는 통에 안 그래도 애가 질색인 여자는 피곤해
죽을 지경이다. 이미 열 명의 새엄마를 거쳐온 아이. 갑자기 나타나 아이를 두들겨 패는
아빠(류승룡)를 보다 못해 두 팔 걷어 붙이고 나섰다가, 결국 아이와 서로 다정히 파스
붙여주는 사이로 발전한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싹튼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이 조금씩
커져갈 무렵,덧없이 슬픈 이별은 이미 시작되고...
너무 외로워 강해져야만 하는 아이와 너무 힘들어 희망조차 가질 수 없는 여자가 있다.
누군가에게도, 엄마도, 아내도, 그 무엇도 되어본 적 없는 두 사람. 너무 다른 열 한 살
소년과 서른 셋 여자는 그들의 마음 속 생채기가 깜짝 놀랄 만큼 닮아있는 것을 깨닫게 되고,
힘든 삶의 무게는 두 사람 사이에 피어나는 따뜻한 애정을 막지 못한다. 비록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사랑"이라는 소중한 감정이 맺어준 두 사람의 인연. 누구에게도 빌려준
적 없는 어깨를 내어주고,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안겨. 이제 그들은 누군가의 엄마와 아들이
된 것이다.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보이지 않게 서로를 알아 가면서 모자간의 정이 싹트는
즉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 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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