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그다지 연애물에 관심이 없는 내게는 구미가 당기지는 않는 영화.
그러나. 재미있다.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던 때문이겠지.
이 영화를 보니, 옛날에 읽었던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가 떠오른다.
소설의 표지이며, 영화포스터이기도 한 아래의 사진.
줄거리는 대충 스크랩 내용을 보도록 하고.
오만과 편견에서,
'오만'은 여주인공인 엘리자베스 베넷(키이라 나이틀리)이 남자주인공인 미스터 달시(다아시;매튜 맥퍼딘)를 본 첫인상이다.
'편견'은 엘리자베스가 달시에 대해 느끼고 있던 감정들이 편견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귀족들이 엘리자베스에 대해 생각하는 편견들.(그당시 숙녀라면 피아노,시,독서,그림등등... 뭐 많은 걸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는군..)
여기서 '편견' 은 엘리자베스가 달시를 사랑하게 되는 핵심적 요소이다.
이야기는 대충.
어느날, 대저택의 주인인 빙리씨가 온다는 소식에 마을 전체가 들떠있다.
베넷가족 역시 시집안간 딸이 다섯이나 있고, 빙리씨가 부자라는 말에 어떻게든 결혼을 성사시켜보려고 난리다.
대저택에서 파티가 열리던날.
첫째딸 제인과 빙리는 첫눈에 서로 반하고, 엘리자베스와 달시또한 서로 반한다.
그러나, 신중하고, 무뚝뚝하며 무표정한 달시의 모습에 엘리자베스는 오만하다며 핀잔을 준다.
이에 엘리자베스의 당돌함과 자신감있는 모습에 더욱 끌리는 달시.
이때부터 엘리자베스 주변에 남자들이 꼬이기 시작한다.
베넷집안이 살고 있는 집을 물려받기로 한 콜린스가 문득 찾아온것.
콜린스가 가족을 내쫒으면, 베넷가족은 영락없이 길거리로 나앉아야 하는 상황이다.
콜린스는 첫째딸 제인과 결혼을 하고 싶어하지만, 이미 약혼자가 있다고(빙리와 약혼할것으로 생각하고) 둘러대고 차선책으로 엘리자베스와 결혼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일언지하에 콜린스의 청혼을 거절하는 엘리자베스.
짧딸막한 키에 아첨꾼인 목사 콜린스를 엘리자베스는 의무감에라도 사랑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때 즈음 마을에 사관(군인)들이 들어왔다.
이당시, 사관이라면 어느정도 경제력이 보장되고 명예로운 훌륭한 신랑감이었던 모양이다.
엘리자베스의 두 동생은 난리다.
여차저차해서 시내로 나간 이들중 엘리자베스에게 반한 한 사관이 있었으니 위캄이었다.
잘생기고 점잖은데다 말투도 매력적인 위캄.
그런데, 우연히 마주친 위캄과 엘리자베스, 그리고 달시.
달시와 위캄은 서로 아는 눈치다.
위캄의 얘기에 따르면, 달시의 아버지가 위캄을 아껴서 재산을 물려줬으나, 달시가 빼았고 내쫒았다는 것이다.
엘리자베스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달시.
그러나 그녀는 그녀가 알게된 사실들을 말하며, 이 세상에 남자가 달시 혼자만 남더라도 결혼하지 않겠노라고 외친다.
제인과 빙리의 사랑이 무르익을 무렵, 갑자기 마을을 떠난 빙리와 달시.
엘리자베스는, 달시가 빙리의 결혼 상대로는 제인의 집안이 너무 가난하고, 빙리의 재산을 보고 결혼을 하려는 거라고 설득하여 떠났다는 말을 듣게 된다.
달시를 미워하기 시작하는 엘리자베스.
엘리자베스는 제인과 빙리의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 언니 제인을 빙리와 가까운 곳에 사는 친척에게 가 있으라고 한다.
그러면, 제인을 사랑하는 빙리가 찾아와 줄것이라고.
그러나, 빙리의 소식은 없고,
결국 콜린스와 결혼한 엘리자베스의 절친한 친구(가난 때문에)를 만나러 간 엘리자베스와 자꾸 맞닥뜨리게 되는 달시.
그리고, 얼마후 엘리자베스의 어린 동생을 꼬득여 달아난 위캄의 소식을 듣게된 엘리자베스.
혼란스러워진 엘리자베스.
위캄이 엘리자베스에게 했던 이야기가 진실이 아니며, 언니 제인과 빙리의 결혼을 방해한 이유가 제인의 진심을 몰랐기 때문이라며 오해를 풀라는 달시의 편지를 읽고 지금까지 가졌던 달시에 대한 편견이 모두 사라지는 엘리자베스.
이때부터 엘리자베스는 달시를 사랑하기 시작한다.
아마도, 그 이전부터, 엘리자베스에게 있어서 달시라는 존재는, 애증의 감정같은게 있었다고 할까?
좋아하지만(호감이 있지만), 그가 한 행동들을 용서하지 못하는 그런 묘한 감정들.
달시는 오해하고 있던 엘리자베스의 마음을 풀어주려는듯, 위캄과 달아난 여동생을 찾아주고, 빙리와 제인을 재회시켜주고, 다시한번 사랑을 고백한다.
모든 오해가 풀린 엘리자베스는 달시와 사랑에 빠지고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약간은 불륜(?)적인 소재였다면, 이 영화는 지극히도 보편적인 연애스토리라 하겠는데,
서로 밀고 당기는 실랑이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그래서 연애가 좋다고 하질 않는가)
그러나, 한편으로는 씁쓸함이 있다.
그것은, 영화속에서도 계속 되풀이 되어 나오는 말이지만,
가난한 그녀들이(얼굴 반반한) 멋지고, 젊고, 돈많은 남자들을 좋아하는 상황.
물론,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이겠지만(멋진데, 젊고 돈도 많으면 금상첨화지. 남자들이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표현을 쓰듯이),
이것은, '신데렐라' 를 꿈꾸는 여자들의 상상의 극치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나는 가난하지만 예쁘다. 그런데, 어느날 왕자같은 남자가 나타나 사랑에 빠진다....'
이 얼마나 신데렐라 스러운 이야기인가.
가난해도 얼굴만 이쁘면 다 된다는 요즘 젊은 여자들의 세태와 그다지 틀릴것도 없다.
이런 논법이 옛날에도 주요 태클 대상이었던 모양이다.
예쁘고 숙녀스럽지만, 가난한 제인과 엘리자베스가 빙리와 달시같은 멋진 부잣집 아들과 결혼하는 것을 곱게 볼리 없다.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는 제인의 경우, 달시에게는 그런 여자로 오인받게 했다고 영화에서는 표현하고 있으며,
돈보다는 사랑이 중요하다고 외치는 엘리자베스의 경우, 달시와 조건없는 진실한 사랑(?)에 빠졌다는 이야기겠지.
물론, 영화의 분위기로 볼때, 엘리자베스 같은 성격이라면, 실제 달시처럼 부자가 아니었더라도 첫눈에 반한 가난한 남자와 결혼했을수도 있으리라.
그런데, 과연 가난한(가난하다는 것은 옵션으로 남루한 행색과 여러가지 많은 부족한 점들을 동반한다) 남자와 가난하지만 콧대높아진 예쁜여자가 첫눈에 반할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는가?
결국, 이것은 여자들의 신데렐라 환상을 정당화(합리화) 시켜주는 자위적 요소에 지나지 않는다.
'난 돈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을 찾았고, 부자인 그 남자와 진정한 사랑에 빠진거야~' 라고..
그 옛날 힘쎈 남자가 매력적인 남자였듯이(수컷들의 경쟁우위), 요즘같이 돈으로 모든 경제적 요소들이 통용되는 시대에는 경제력도 매력적인 남자의 조건이겠지.
하지만, '돈보고 좋아한게 아니야' 라는 거짓말은 그만.
누구말마따나, 주인공들이 정말 귀엽다는 느낌마져 들게 서로 사랑의 밀고 당기기를 재미나게 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젊으면서 돈많은 남자가 있을 확률은 매우 적다. (반대로 가난하면서 예쁜 여자는 훨씬 많겠지?)
왜냐하면, 부모로부터 재산을 많이 물려받았거나, 혹은 타고난 장사꾼으로써의 능력으로 돈을 많이 벌었거나 하기 전에는
자수성가하여 20대에 돈많은 매력남이 될 확률은 지극히도 낮다.
콧대높은 대부분의 가난한 젊고 예쁜 여자들은 20대의(간혹 30대 초반의 전문직종 남자를 찾기도 하나) 멋지고 돈많은, 옷 잘입고 키큰 서구적 외모의 남자를 선호한다는 것 자체가 좀 어패가 있지 않은가?
결국, 남자쪽 집안이 원래 부자인 일명 귀족, 신세대 왕자, 재벌2세 만이 해당이 되겠군.
동화속의 왕자는 현실상에서는 그런 남자들이 되겠다.
부차적인 얘기가 좀 장황하게 길어졌는데, 그런 생각들을 하다보니 이 영화가 마냥 예쁘고 귀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신데렐라 환상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하긴 여자들을 주요 대상으로 한 많은 작품들이 이런 로맨스를 그리고 있으며,
한때 이 영화와 원작소설이 꼭 읽어야 하는 문학작품으로 꼽히기도 했으니...
P.S.
그러나, 이렇게 삐딱하게만 보지말자.
그냥 아름다운 로맨스로 귀엽게 봐주는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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