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하고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맘은 어쩔 수 가 없나보다..이제는 차츰 시간을 거슬러 예전 영화를 뒤적이기도 한다.
오늘은 <쇼생크 탈출>을 보았다. 제목은 너무너무 많이 들었던 영화라 한번은 보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나 옛 영화에대해무지했는지...브레이브하트에서 "Freedom"이라고 주인공이 외치는 장면을 쇼생크의 탈출의 명장면으로 알고있을 정도였다..ㅋㅋ
"사람은 희망으로 살아간다." 이것이 내가 느낀 이영화의 주제의식이다. 워낙 유명한 영화라 줄거리에대해서는 차치하기로하고, 여기 나오는 세 인물에 대해 살펴보고자한다.
1. 브룩스(Brooks)! 쇼생크의 도서담당죄수라고 하면 적당할까? 수십년간 감옥살이를 하지만, 죄수들에게 책을 대출해주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영화중반부에 그는 가석방기회를 얻지만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자신을 축하해주는 동료를 살해하려한다...또 가석방이후 사회에서는 자신의 삶을 비관하고 자살로 인생을 마감한다. "Brooks was here"라는 문구를 여관 벽면에 남기고..
그에게 쇼생크 밖의 사회는 암흑이었다. 아무런 희망도 없는..수십년간 그는 감옥에서 생활을 했다. 감옥에서 레드와 동료들에게 책을 대출해주며 즐거워했고, 앤디라는 조수를 얻어 활기를 찾았다. 그러나 그곳을 떠나서...브룩스는 누구에게도 무엇에게도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무 의미가 없었던 것이다.
슈퍼단골이 봉투를 두겹으로 싸는지 한겹으로 싸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자신의 무지함 무력함을 한탄해야만 하는 존재였던것이다. 그에게 있어 다시 희망을 찾고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곳은 쇼생크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곳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래서 그는 죽기전에 이런말을 남긴다."난 그곳(쇼생크)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당장 점장을 쏴버릴 수도 있어...그곳으로 갈 수 만 있다면..."
2. 앤디...주인공이다. 아내와 정부를 살해했다는 협의로 두번의 종신형을 받은 은행부점장이다. 워낙 말수가 없었을뿐만아니라 그야말로 쇼생크의 생활은 비참했다. 온갖 학대와 성폭행..그렇게 시작되었다. 자신이 무죄라고 소리치지도 않고(실제 무죄이다) 누군가와 이야기도 잘 나누지 않는다. 아무런 희망도 절망도 ...이렇다할 감정이 없는 친구같았다. 그런데 우연한기회에 간수들의 회계일을 맡아서 돈세탁을 해주게 되고..차츰 주위 간수들과 소장에게까지 신임을 얻는다.
이제 그는 삶의 의미를 찾은 것 같았다. 도서관을 넓히기 위해 꾸준히 예산을 늘려달라고 편지를 썼으며...동료들에게 음악을들려주고 공부를 가르쳐줬다. "이곳에서는 무언가 집중할 것이 필요하지"영화속 레드의 대사는 앤디의 일련의 행동을 이해하게 해준다.
차츰 앤디는 사회가 아닌 쇼생크에서 삶의 희망을 만들어 나간다. 그러나 토미라는 죄수가 이송되어오고 난뒤 앤디의 마음속에는 커다란 소용돌이가 친다. 바로 자신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온것이다.
하지만 소장은 자신의 신복(앤디)을 빼앗길 수 없어 토미를 살해한다. 그러나 이미 앤디는 다시 희망을 느끼기 시작했다. 쇼생크가 아닌 밖의 세상에서 희망을 찾고자 하였다. 맥시코의 태평양을 그리워하게 되었고 그는 이전과는 다른종류의 꿈을 꾸게 된것이다. ..그리고 그는 쇼생크를 탈출하게 된다.
3.레드...그는 감옥에서 공급책이였다. 모든 필요로 하는 물건들을 감옥으로 들여왔다. 주인공인 앤디또한 레드에게 필요한것등을 얻어가며 감옥생활을 한다. 레드는 어느모로 보나 브룩스와 비슷한 인물이다 그또한 자신이 브룩스와 비슷하게 쇼생크가 자신의 안식처(?)라 믿어가고 있었다. ...(중략)
감옥생활 40년째 되는날 그는 가석방을 한다. 하지만 브룩스가 그랬던것처럼 그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옥에서는 뭐든지 할 수 있었다. 그를 따르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그 역시 슈퍼에서 화장실 가는 것조차 점장에게 허락을 맡고 가야하는 나약하고 미천한 존재였다. 이부분에서 또다른 명대사가 하나 나온다"난 40년 동안 허락을 맡고 했어...40년동안" 그의 인생을 잘 나타내어주는 명대사이다. 레드는 다시 감옥으로 돌아가고자한다. 그리고 브룩스와 마찬가지로 범죄를 저질러서라도 쇼생크로 돌아가고자한다....하지만 그가 브룩스와 다른 한가지가 있었다...바로 밖의 세상에 희망이 있었다. 앤디가 탈옥전 해준 말이 그에게는 희망이 되었던 것이다. 그는 더이상 아무것도가 아닌 어떤 것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브룩스가 적어두었던 글뒤에 이렇게 써 놓는다. "Brooks was here. So was Red" 브룩스와 같은 인생을 걸어왔지만...그는 다른 길을 택했던 것이다.
영화에서 이 세 인물들이 삶을 결정하는 가장 주요한 요소는 바로 희망이 어디에 존재하느냐 였다. 브룩스는 철저히 쇼생크에 동화되었고, 앤디는 (자신의 성격탓도 있겠지만) 일정거리를 두었다. 비록 토미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한다해도..꾸준히 벽을 뚫었다는 점에서 그의 희망은 최소한 쇼생크에만 머물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레드!!!영화에서 가장 복합적이지만 단순하게 접근해야하는 인물이다. 그는 브룩스와 마찬가지로 쇼생크에 지극히 동화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앤디라는 인물에 의해 희망을 되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쇼생크탈출>은 서서히 한사람한사람의 희망을 앗아가는 암흑의 감옥을 보여주려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행동하냐에 따라 결과가 달리 나타남을 보여준다.
우리가 사는 이세상...좁게 말하자면...가정속 가족, 내가다니는 학교속 친구들은 영화에서처럼 나에게는 희망이다. 하지만 혹 이것이 쇼생크와 같은 건 아닐까 ...내가 가정을 잃고 학교와 친구를 잃는다면 나에게는 아무런 희망도 없어질 것이다... 누구나 다 같다고 생각한다. 모든 이들은 자신에게 의미있는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부여된 의미가 존재하는 동안의 삶은 누구나 다 비슷하다..하지만 그것이 사라진다면...차츰 사라진다면...
앤디처럼 처음부터 굴을 파고 다른 곳으로 떠날 것을 준비하기보다는 앤디와 같은 친구를 만듬으로써 또다른 희망을 부여받았던 레드가 나에게는 더 멋진 친구로 다가오는건 아마도 내가 그를 많이 닮았고 또 닮고자 하는 이유에서 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