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 이 영화를 보고 온 이들이
꼭 보세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랑 같이 보세요.
이러면서, 멜로 영화의 약효에 취해서 침이 마르도록 극찬을 해댔다.
내 주위에서는 적어도 그랬다.
그 영화를 이제 봤다. 물론 술 한 잔 하고.
영화가 시작되고 한 10분정도가 지나면서 끝에 어떻게 끝날 것인지,
작품 구성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가 다 보이는 그 흔한 멜로일 뿐이였다.
그럼에도 뻔한 스토리에 뻔한 구성에, 뻔한 화면이니 하면서 ... 투덜거릴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영화 내내 시종일관 흐르는 재즈선율들 만으로도 족했으니까. ^^
재즈 마니아라면 아마도 꽤나 편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30-50년대의 재즈들이 참 다양하게 흐른다. (물론 모던재즈들 말고^^) 재즈 스탠다드들이 영화 곳곳에 딱 절묘하게 참 잘 어울리게 흐른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밌다.
멜로 영화를 보면서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면 좀 그렇겠지만,
영화가 끝나고, 혼자 참 씁쓸했다.
저 영화 남자 주인공 인생이 참 고단했겠다.
물론 영화 속 남자는 참으로 행복하게 살다가 갔다.
끝까지 나는 참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옆에서 보고 있자니, 어찌 부럽다는 생각보다
안 됐다는 생각이 더 드는 것이 내 심사가 단단히 꼬여있기는 한가보다.
영화 중간에 남자가 여자에게 물었던 그 대사를 나는 남자에게 하고 싶었다.
What do you want?
더 나아가 든 생각이,
이 영화 원작인 베스트 셀러 작가는 결혼 한 번 잘 해서 참 좋겠다.
장인어른 잘 만나니, 그렇게 몫돈도 벌고, 최소한 그의 자식대까지 저작권료를 챙길터이니 말이다.
뭐, 여튼
사람이 사람을 좋아한다면, 한 사람만 사랑한다면, 이러해야한다는
가장 완벽한 모범 답안을 제시한 영화다.
멜로 영화는 이러해야한다는 완벽한 모범 답안이기도 하고.
감독의 그 완벽한 보편성을 참 잘 읽을 수 있는 영화다.
이 영화를 가장 재미있게 보는 방법은 위에서 말한 모든 이야기를 모두 잊어버리고,
젊은날 한번도 상처받지 않았던, 그 첫사랑을 할 때의 마음으로
영화 속에 빠져보는 것이다.
그러면, 충분히 이 영화의 효능을 만끽할 수 있을 것같다.
더 생각하면 별로 재미없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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