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 <레인 오버 미> - 스폰지 압구정에서 1+1으로 <스트레인저 댄 픽션>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 는 위에 잠깐 언급했던 <엄청나게 시끄럽고 ...>와 주제의식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9.11로 인한 상실.이 가져다준 개인의 슬픔에 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찰리 파인만(아담 샌들러)은 아내와 딸 셋이 WTC빌딩에 충돌한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 그래서 혼자가 된 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으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영화는 잔잔히, 슬프게, 그리고 있다. 아담 샌들러의 연기, 그리고 찰리가 탄 전동 스쿠터(?)가 보여주는 뉴욕의 밤풍경이 인상적이었던 영화. 많이 슬펐다. 사람을 이해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9.11이 가져다 준 키워드는 '상실'이 아닌가 싶다.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개인적인 상실부터, 이른바 "미국적 가치"와 "제국으로서의 자존심"의 상실이 가져다 주는 혼란들. 네 가지 영화는 이러한 상실에 맞서는 제각기 다른 방법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그 상실을 '함께' 마주하고, 인정하지 않으면 치유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얼마전에는 우리 나라의 국민이 '테러'를 당했고, 그 테러는 우리 사회를 들쑤시며 수많은 상처를 만들어냈다. 언제쯤이나, 어떻게 우리는 이 상처들을 '함께' 마주할 수 있게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