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편의 최대의 적은 전편이다. 그것도 전편과 완전히 다른 배우들로 구성한 영화라면 더 당연하다. 그 점에서 <가문의 위기:가문의영광2>는 전편을 뛰어넘은 속편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박수를 받을만하다. 비록 내용이 어떻든간에, 이건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2000년대 <조폭마누라><가문의영광>과 함께 3대 조폭영화에 속하는 <두사부일체>의 3편인, <상사부일체>는 전편의 배우들을 완전히 물갈이하고, 타이틀과 인물들 설정만 갖고 진행한다. 그러나 역시 전편을 뛰어넘는 속편이란 호칭은 아무 영화나 듣는 것이 아니다. 이 영화도 전편과 당연히 비교를 할 수 밖에 없는데, <투사부일체>도 전편의 욹어먹기라는 말을 많이 들었음에도 600만이 넘는 대기록을 세웠는데, <상사부일체>는 그 칭호까지는 받지 못할 듯 하다. 사골국물을 3번 우렸다. 그리고 국물을 맛을 내기 위해 조금 고기를 넣어 그걸 건져먹었다고 해서 전반적으로 진한 국물맛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점에 있어서 <상사부일체>는 이미 단물을 다 빼먹은 <두사부일체>시리즈의 답습이었다. 둥둥 떠다니는 고기 몇 개를 맛있게 먹을 수 있긴 했지만, 전반적인 것은 많이 먹어왔던 맛이다.
계두식은 학교에서 학생으로 다니고, 교생으로 다니고, 이제는 회사까지 입사를 해야했다. 조폭도 그 뭐시냐 글로벌시대를 따라가기 위해서라나? 하여튼 회사에 입사해보니 이거 회사 생활도 장난이 아니다. 그러다가 수정과 한 선배때문에 뭔가 회사에서 냄새난다는 걸 포착. 그리고 나중에 계두식과 그의 부하들, 그리고 큰형님. 즉, 영화속 주인공이 깔끔하게 해결. 그리고 해피엔딩. 그래. 내용은 분명 <두사부일체><투사부일체>와 비슷하게 간다. 다른 점이라면, <상사부일체>에서는 전편과는 달리 계두식이 여자와 같이 해피엔딩이라는 점. 그리고 굉장히 내용이 난잡하다는 점. 큰형님은 미국으로 간다 하고 절에 잠적, No.2 를 놓고, 상두와 대가리는 싸우고, 그 상황에서 계두식은 바쁘고. 내용이 이리 조금, 저리 조금. 연결은 없고, 에피소드를 그냥 쭉 깔아놓은 느낌이 더 강하다.
영화속에서 내내 최근 개그 경향을 따라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래서 개그맨 '조원석'도 까메오로 출연하고, 그는 식겁하게 욕을 하고 사라진다. 그리고 이경영도 깜짝 등장한다. 큰 웃음을 주진 않았지만, 그가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봐서 반갑기까지했다. 그건 그런 점이라도 없었으면 영화가 더 한층 재미없었을 수도 있었겠다. "1촌"이라느니, "지식인"을 이용하라느니 요즘 트렌드를 열심히 따라가는 듯한 노력은 보였으나, 40대 아저씨들의 1촌타령과 메일도 E-mail과 우편을 구별못하는 계두식이 그런 노력을 방해한다. 그리고 여주인공의 비중은 늘었으나, 조폭영화인만큼 너무 남성중심으로 가서 서지혜 또한 또렷한 색깔은 없었다. 그래도 주인공 4명의 색깔은 어느 정도 보였으나, 서지혜는 이쁜 직원이 당하는 그런 성희롱이나 당하고, 겨우 조금 반항하는 그런 별볼일없는 맡아 더 아쉬웠다. 그러나 <가문의위기>에서 "오렌지가 영어로 뭔줄 알아? 델~몬~트~"에 버금가는 "God bless you"와 "I can see"의 나름대로의 해석은 그나마 영화 속에서 가장 폭소를 자아낸 장면 중 하나였다. 또한 초반에 대가리 꿈으로 깜짝 놀란 계두식과 큰형님의 대가리 죽이기 정도는 그나마 웃어넘길 수 있었다.
<두사부일체><투사부일체> 맘에 안 들었던 장면 하나가 너무 사실적으로 맞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게 연기가 아니고, 뺨 때리는 것은 그 소리나 행동이 티가 나지 않아야 하기에 실제로 손에 파워도 실려있고, 때리는 것이 굉장히 리얼하지만.. 싸움이 아니고, 액션의 멋진 것도 아니고.. 왜 그렇게 계속 그렇게 남을 때려야 하는 것인지. 단순히 위계질서에서 보일 수 있는 그런 정도의 것이 너무 심해서 그 점이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상사부일체>는 이 기분 나쁜 장면 또한 반복했다. 보면서 인상을 찡그리면서 내 뺨을 한 번 문질러보는 그런 영화 속에서 꼭 필요한 장면이 아닌 때리는 장면. 그걸 보면서 관객들까지 맞는 사람 입장에서 굴욕을 느끼라는 것인지, 괜히 영화를 보면서 기분이 나쁘기까지 하다. 코미디 영화를 보면서 웃음과 감동은 느끼지 못할지언정 기분을 상하게 하니 이 영화 말 다했다. 그러면서 시종일관 깡패용어 남발과 이제는 국제적인 조직이 될 것인마냥 태국조폭들을 영입했다는 말도 안 되는 설정 등 눈에 거슬리는 장면이 한 두개가 아니다. 특히 태국조폭똘마니들의 "쉽창" 발음은 듣기가 매우 곤욕이다.
코미디의 국가대표가 왔다! 라는 카피가 무색할만큼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전편의 배우들이 나온다면 몰라도 내용의 우려먹기가 많이 심한 영화다. 설정은 1,2편과 같은데, 배우들이 바뀌어서 더 신선함이 다가오진 않고, 내용까지 비스무리하게 끼워맞추니 감동을 느끼라고 기대조차 하지 않았지만, 1,2편을 봤는데, 단지 회사에 들어간 계두식을 보기 위해 3편을 본 것이 후회가 될 지경이다. 현재 대기업에서 비리가 있을지언정 이번에도 그 해결은 조폭이 해결한다. 다른 영화보다 조폭에 대한 설정을 너무 미화시키는 경향도 있다. 게다가 경찰서장의 딸이 "아무기 그래도 이 세상에 좋은 깡패는 없어요."에 맞대응하는 "세상에 좋은 깡패는 없어도 좋은 남자는 여깄습니다."라는 말은 오히려 낯간지러우면서 조폭에 대해 너무 띄워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영화속에서만 봐도 그 전까지는 이상한 영어를 난무하고, 막 욕하는 그런 사람들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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