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극을 따라 다니며 가족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이대근. 아내의 죽음과 막내의 사업실패에 이은 가출 등 갖가지 사연으로 헤어진 가족들은 3년만의 어머니 제사에 모이기로 한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은 이미 가족의 색깔을 잃어버렸는데, 제사를 지내기로 한 12시까지 끝내 막내놈은 등장하지 않는다. 근데 이게 왠 시츄에이션? 일본영화 <노리코의 식탁>에서처럼 그의 주변에 있던 가족들은 일명 가족대행업체 직원들. 아~~여기서부터 영화를 보는 마음이 조금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꼭 6개월전 그 넓은 극장에서 나까지 포함 5명의 관객이 본 <노리코의 식탁> 보는내내 충격적이었고 그 신선함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또한 그것은 일본내에 실제로 존제하는 사회적인 이슈와 문제점들이기에 더욱더 놀랄 수 밖에...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영화의 말미에 안선영은 이렇게 말한다. "난 아직도 가족이 뭔지 잘 모르겠네요" 이 대사는 이 영화를 가장 잘 말해주는 대사이기도 하지만 사실 가장 필요없는 대사이다. 영화 자체가 가족의 의미에 대한 되새김과 반성에 고함인데 너무나도 싱겁고 멋없고 뻣뻣하게 그대로 전한다. 일본 못지않게 가족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 우리 역시 쉽게 넘길만한 주제는 아닌 듯 하다. <노리코의 식탁>이 충격적이고 섬세하고 그 심각성을 직,간접적으로 전한반면 이 영화는 그보다는 조금은 더 따뜻하고 눈물에 호소하며 생각할 여유를 주는 기분이다. 하지만 <좋지아니한가>나 <가족의 탄생>과 같이 보고나서도 훈훈하고 색다른 맛은 많이 덜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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