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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네이쳐]천재들이 보여주는 현대인의 초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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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네이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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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네이쳐'는요, 2000년에 개봉한 '존 말코비치 되기' 의
제작진이 뭉쳐 만든 영화입니다. 아마 '존 말코비치 되기'라
는 영화를 모르시는 분들도 꽤 될텐요, 영화배우 '존 말코비
치'의 머리속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발견되면서 발생하는 일
들을 다룬 특이한 내용의 걸작입니다. 당시 많은 화제를 불
러 일으킨 영화인데요, 그 제작진들이 다시 뭉쳐 돌아왔다
고 하니 기쁘지 않을 수 없더군요.
'휴먼 네이쳐'는 '존 말코비치 되기'의 감독인 '스파이크 존
스'는 제작을 맡았고 광고계의 스타감독인 '미셸 곤드리'가
데뷔작으로 선택한 영화입니다. ('미셸 곤드리'는 '리바이
스'광고로 각종 시상식에서 최다상을 받은 것으로 기네스북
에 오를 정도로 CF계에서는 알아주는 감독이라는군요.)
주연 배우들로는 '팀 로빈스'와 '페트리샤 아퀘트', 그리고
'라이스 아이판스'('노팅 힐'에서 '휴 그랜트'의 골때리는
친구로 나온 그 사람!!) 이 나옵니다. (영화 보기 전까지 지
적이고 점잖은 이미지의 '팀 로빈스'가 특이할 것 같은 영화
에서 어떻게 망가질까 굉장히 궁금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존 말코비치 되기'의 각본을 써 일약 스타각본
가가 된 '찰리 카우프먼'이 다시 각본을 맡아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또 어떤 특이한 내용을 썼을까.....영화를 보니
전작만큼 황당할 정도의 소재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특색있는
내용을 다뤘더군요.
(참고로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 개봉지라고 합니다.)
내용은 성기 콤플렉스와 예절에 대한 강박증에 시달리는 박
사(팀 로빈스)와 온몸에 털이 원숭이만큼 많이 나는 여자(페
트리샤 아퀘트),그리고 일생의 대부분을 자연속에서 살다 인
간에 발각되어 문명을 배워가는 남자 (라이스 아이판스)가
각각 똑같은 질문에 대해 다 다르게 대답하는데에서부터 시
작합니다.
박사와 여자는 서로 엄청난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는데 서로
이해해준다는 생각을 가지고 만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서
로 빠져가던 어느 날 야외에 놀러 나왔다가 '자연 토박이
(?)'인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박사는 그 남자를 데려가 문
명을 가르치려 하고 이는 성공하는 듯 보였으나 인간의 가
장 큰 욕구중 하나인 '성욕'에서 걸리게 되지요...거기에 섹
시한 박사의 조수가 앞의 세 명 사이에 끼어들어 이야기는
더욱 얽혀 들어갑니다.
끝에는 기막힌 반전까지...
셋 다 상징하는 바가 다른 인물들인데요, 문명을 상장하는
박사와 본능을 상징하는 자연인, 그리고 그 중간을 이어주는
여자가 대립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사
실 이 영화는 내용보다는 캐릭터 중심의 영화입니다. 정말
확고한 캐릭터들이 서로의 특성을 일관성있게 내뿜으면서 자
연스럽게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되는 구조를 취했습니다.
광고계 출신 감독이라고 특별히 현란한 기법을 쓰지 않았지
만('데이빗 핀쳐'나 '리들리 스콧'같은 영상을 선보이지 않
습니다.) 이야기를 무리없이 잘 담은 것 같고요, 배우들도
열심히 연기했다는게 눈에 보일 정도로 역할을 잘 소화해냈
습니다. (중간중간에 기대하지 않았던 배우들의 누드신이 나
옵니다....이것은 전부 열연의 증거.....하....)
영화는 본능을 죽이고 문명에 찌들면 찌들수록 문화인이 되
가는 현실을 걱정(?)해주는 메세지를 담고 있습니다. 특별히
문명인들을 비꼬고 자연으로 돌아가야 된다는 주장을 담진
않았으나 문명을 다소 경계하는 자세를 취한 블랙코메디입니
다...동물과 동물이나 다름없는 사람을 문명에 물들게 하는
과정을 재미있게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미 물든 사람이 만족
스럽게 살아가는 자연인을 무슨 혜택이라도 주는 것 처럼 길
들이는 모습은 웃기기는 해도 다소 충격적이더군요...또 길
들여진 사람이 변하는 모습도 결코 웃을 수 만은 없는 모습
을 보여줍니다.
보고 있을 때는 정신없이 웃다가(정말 웃깁니다.) 보고 나면
절대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숙제를 던져준다고 해야하나요?
영화를 보는 동안의 재미와 보고 난 후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메세지를 절묘하게 섞은 이상적인 영화 중 하나라고 생
각합니다. (마지막의 반전은 끝내주게 웃기기도 하지만 동시
에 충격적인 사실을 던져주더군요...)
다들 한번씩 보십시오. 아마 후회는 안 할 것 같고요, 재미
와 생각할 꺼리를 동시에 던져주는 수작입니다.
P.S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생각해 봤는데, 이건 정말 정답이
없는 것 같더군요. 이미 현대 물질문명에 찌든 내가 자유를
외치며 본능을 선택할 수 있을까....그렇다고 현대 사회가
억압하는 것을 그대로 순순히 받아들이지도 못하고...20년을
넘게 도시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문명 없이는 산다는 것은 상
상도 할 수 없고 대도시 이외의 곳에서 산다는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내 자신도 본능을 잃어가고 길들여지고 있는
것인가....아님 이미 완전 길들여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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