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잔잔한 영화가 보고싶어 고른 영화. 이 영화를 보니 9.11테러가 사람들에게서 빼앗아간 것이 단순히 '그들의 품'만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 그들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까지 빼앗아간 느낌이다.
'상처받은 이'. 가족을 사고로 한순간에 잃어버린 한 가장의 '과거'의 상처. 그리고 그를 도울려는 오래전 친구의 '현재'의 상처.
그 상처들을 봉합하기위해, 또한 치유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역시 '사람'이고 '사랑'인가보다.
상처는 인간에게 크나큰 아픈 경험이다. 그것은 한 인간을 퇴보시킬 수도, 정지시킬 수도, 혹은 더 앞으로 나아가게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혼자서는 힘들다. 그것을 도와주는 이 역시 영화에서처럼 그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항상 조금씩 덜 떨어진 연기를 선보였던 '아담 샌들러'가 어찌보면 그 연기에 딱 적합한, 가족잃은 가장의 아픔을 그러한 연기로 승화시켜 잘 보여주었고, 그 친구로 도움을 준 '돈 치들', 그 외 '리브 타일러'나 좋은 배우들이 영화내용만큼이나 따스함을 표현해준 영화.
이 영화는, 별 생각없이 골랐는데 지루하고 재미없어서 욕할만한 영화가 아님을 기억해두시면 좋겠다. 영화는 긴 시간동안 한 사람의 상처와, 또한 그것을 감싸안고 나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잔잔히 보여줄 뿐이다.
바람이 매서워지는 이 가을, 잔잔하지만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영화가 있다면, 바로 이 영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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