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옥 작가의 동명만화인 '두사람이다' 를 원작으로 호러영화와 미스테리
심리 스릴러 영화의 분위기의 색채를 가진 영화가 모습을 드러냈다. 동명
제목의 영화 <두사람이다> 는 <선물>과 <작업의 정석> 으로 이름을 알린
오기환 감독의 영화이다. 스타급들로 성장한 별들이 아닌 신예로서 한창
이름을 알리고 있는 배우들의 등장으로 신선함을 더하는 영화의 분위기는
마치 바이러스처럼 번지는 나를 죽이려는 지인들로 가득차는 호러적인 분위기를
형성해 보여주기 시작한다. 오기환 감독이 호러영화에서 빠지지 않는 '피'
를 상당히 유용도 높은 아이템으로 사용함으로써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노린
모습이 보인다. 탄탄하기 보다는 원작에서 각색되어진 부분과 순수 영화로서
인정받기 위해 호러적인 요소를 강하게 표현하려 했다. 그것이 인간의 심리적인
내면을 이용한 공포와 그 상황에 몰리는 감정, 그리고 한 인물의 가족,친지,
친구등을 통해 주변인물들이 오히려 공포의 대상으로 변하게 되는 상황구성등이
이 영화를 스릴러와 미스테리, 그리고 공포영화로서 역활을 하게 만들어 주는
핵심부품이 된다. 영화로 들어가 보면 처음에 남자아이의 에피소드가 나온다.
목부위에 칼이 찔려있는 여인, 울면서 그런 여인에게 손을 내미는 아이의 모습이
영상에 비춰진다. 죽은 줄 알았던 여인의 두 눈이 떠지고 마치 주온의 한 장면인냥
괴성을 지르며 아이에게 달려드는 여인, 그리고 대한민국의 21세기의 배경이 등장한다
패륜적인 범죄인 근친상간이나 부모를 죽이는 아들, 형을 생매장하는 동생등 실제
비 인륜적인 범죄에 물든 현대사회의 배경아래 살고 있는 가인(윤진서)의 일상이
모습을 드러난다. 이 영화에서 사용하는 기법은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시켜 공포의
긴장감을 유지시키려 하는데 있다. 귀신의 존재보다는 사람의 심리변화와 가장 친한
믿을만한 인물들이 돌변하여 자신을 죽이려는 돌발적인 상황이 그것을 유지시켜 준다.
하지만 이 영화속에서 드러난 가장 큰 허점은 허무맹랑할 정도로 상황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가인의 아버지(이경영)와 어머니(이칸희)가 나누는 대화 '저주' 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전혀 언급되지 않는 것은 물론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소문이
들리는 소름끼치는 기분나쁜 눈빛의 전학생 홍석민(박기우)의 정체에 대해 애매모호한
실마리를 던지게 만든다. 물론 파격적인 소재로서 전교1등인 정은경(오연서)이나 담임
선생(안내상), 그리고 펜싱부의 동료 상경(연제욱), 가인의 어머니, 그리고
거대한 비밀을 간직한채 그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음이 드러나는 그녀의 남자친구
박현중(이기우)까지 모두 사랑과 우정, 그리고 죽음이라는 단어로 가인에게 접근해
온다. 어머니가 딸을 친구가 친구를, 선생님이 제자를 맹목적으로 죽이려는 순간
가인의 심리를 통해 전달되는 사람에 대한 공포, 정신적인 트라우마와 패닉상태로
빠지며 궁지에 몰리는 광경을 보게 된다. 인간이 인간에게 줄수 있는 가장 큰
공포를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이나 친하게 지내는 사람에게 예상치 못한 순간에
기습처럼 받게 되는 상황을 이용한 공포로 시각을 자극하는 피와 그리고 다양한
그녀를 엄습하는 귀신같은 환영, 가위를 눌리며 피 세례를 받는 부분등 다소
섬뜻하게 비춰지는 부문이 계속등장한다. 만화와는 달리 영화에서는 '저주' 에
대한 언급은 삼가하고 오직 사람이 사람에게 미치는 공포와 사람의 심리변화,
일순간의 심리변화에서 오는 약한 마음이 주는 강한 살의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 보여준다. 의문점이 상당히 강한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홍석민이
라는 존재에 대한 의문이 가장크다. 내 생각으로는 홍석민은 실제 존재하는 전학생이고,
가인이 보는 그의 이미지는 바로 그녀의 마음속에 아버지를 죽였다고 알려진 그의
악한 마음과 감화되어 보이게 된 자신의 악한 내면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중간에 홍석민이 악몽을 꾸는 모습이 삽입된 부분이 있는데 솔직히 이 영화에서 가장
필요없는 가시같은 부분이 아닌가 싶다. 결국 이 부분은 홍석민이 아닌 박현중의 정체와
연관이 되는 에피소드와 얽혀있는데 마치 꿈인 듯 현실인듯 왕복하는 애매한 사실 설명으로
영화의 설득력을 잃어버리게 만든다. 오직 그 상황에서 연이어 이어지는 반복적인 공포로
몰아가는 상황과 정신적 트라우마를 깨닫게 되는 가인의 모습에 이르기까지의 상황들로
영화를 진행해 가고 있을 뿐이다. 물론 신선하고 독특한 감각이 살아있는 것은 좋다.
배우들의 연기도 상당히 분위기에 어울리게 매치된듯 하지만 결론적으로 상당히 허무하고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 정도로 설득력없는 부분이 맥빠지게 만든다. 사상누각처럼
영화에 대한 이미지가 허물어 져 버린 만큼 좀 더 설득력있고 유기적인 상관관계,
호러적 분위기와 심리묘사에 대해서는 논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희박한 심장박동소리만
들리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가인의 행동과 홍석민의 정체가 들어나는 순간 공포적인
분위기보다는 맥빠지는 느낌을 준다. 호러영화로서의 분위기와 참신함을 살리고 있지만
결국 슬래셔무비와 같은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시킨채 끝나버리고 마는 생명력없는
영화로서 한 페이지를 장식해 버렸다. 전에 보았던 <해부학 교실> 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감각적으로 따지자면 이쪽에 더 높은 점수를 줄수 있을 것 같다. 마무리가 완성되었다면
깔끔한 호러영화로서 한층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