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시작되고부터 이 영화장르를 어김없이 확인시켜주는 공포.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이야기에 빠져 들었다.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 나를 죽일 수 있다. 또한 내가 그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부모도 믿지 말고, 친구도 믿지 말고, 아무도 믿지 마라. 나 자신 조차도 믿지 마라. 한 사람의 삶에 있어 평범하지 못한 운명에 공포가 아닌, 슬픔이 스며드는 순간이었다.
요즘같이 험한 세상에서 흉흉한 일들만 일어나는데, 이 영화 또한 험난한 주인공의 여정이 비쳐지고 있었다. 끝부분의 반전은 이 영화의 주제를 곳곳에 흘린 덕택(?)에 짐짓 예상하고 있었다. 믿는 사람들의 배신이 아닌, 나로 인해 빚어지는 저주가 조금씩 빛을 발한 것이다. 그로 인해 공포가 아닌 가까운 사람에 대한 믿음이 조금씩 불신으로 이어져 갔다. 하지만 주인공을 죽이려 하는 이유에 대한 표출이 어딘가 모르게 빈틈이 있고, 많이 부족해 보였다.
공포영화의 특성상 구성이 다소 뒤떨어진 것 같았다. 그래도 정신분열이라는 소재를 통해 섬뜩하고 공포스러운 장면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다. 주인공 자매의 모습은 전에 봤던 장화홍련의 분위기가 사뭇 반영된 것 같았다. ‘기담’과 같은 사이코틱한 영화인 것 같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노선을 달리 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