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양들의 침묵]만을 봤습니다. 책도 보지 못했고 단지 천재적인 두뇌이지만 식인습성의 무서운 괴물인 한니발 렉터. 왜 조디 포스터에게 호의를 베풀었을까? 왜 그토록 잔인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지가 벌써 몇 년 전인지. 그마저도 가물가물한데 이 영화가 케이블TV에 눈이 들어오더라구요.
요새 느끼는 건데, 확실히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광고때문에 흐름이 끊기어 확실히 영화의 긴장과 호흡이 반감되더라구요. 하지만 명작의 에필로그격인 이 영화의 매력은 정말 광고마저도 눈을 뗄 수가 없더라구요. 반복되는 똑같은 광고. 짜증나기도 했지만 혹 채널을 돌리면 놓치는 씬이 있지않나 하는 두려움에 리모컨에 손이 가지만 차마 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이 영화 개봉시 꽃미남배우와 공리의 출연이 화제였었는데....꽃미남보다는 왼쪽 뺨에 들어간 보조개가 무척이나 잔인하고 슬프게 보여 무섭기만 했습니다. 정말 똑같은 캐릭터가 아닐까? 아님 일부러 수술한건지....
전쟁은 인간을 정말 아무 옷도 입지 못하게, 나약하게 모든 것을 맨 몸으로, 그 원시성을 나타내주는 것 같습니다. 첵에서만, 아니 같은 2차대전때 동남아에서 일본군이 식인을 통해 연명했다는 걸 읽었지만 그 무서운,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한 개인을 몸서리치도록 전율적인 괴물로 만들어가는 모습이 전혀 이상하지 않더라구요.
만일 제 아들이, 제 딸이 그렇다면. 저라도 당연히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동기가 동정을 받을 수 있지만,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통념이 영화를 보며 나도 모르게 동일화되며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구요. 상처입은 나를 보듬어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아이들과 자는 울 랑일까?
이유없는 괴물은 없는 것 같아요. 어쩌면 요새 나왔던 사이코패스도 어쩌면 그런 동기가 확실히 있을 듯 하구요.
슬픈 개인사, 아니 전 인류를 불행하게 했던 가슴아픈 역사의 편린에 서서히 괴물이 되가는 모습이 무섭기만 한게 아니라 한없이 슬퍼보여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한번, 꼭 책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지가 않더라구요.
이 영화를 보기전 전편을 모두 봤다면 더 공감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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